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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 급등”…나스닥, 중동 휴전 신호에 강한 반등→기술주 랠리 확산
경제

“1.52% 급등”…나스닥, 중동 휴전 신호에 강한 반등→기술주 랠리 확산

신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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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바뀌는 순간, 시장은 새로운 방향을 응시한다. 6월 16일 뉴욕증시는 오래도록 누적된 불확실성이 잠시나마 걷힌 밤을 맞이했다. 중동의 한복판에서 이란이 보내온 뜻밖의 휴전 신호가, 고요하지만 뚜렷하게 투자 심리를 깨웠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을 비롯해 주요 지수들이 줄지어 반등하는 풍경, 오랜 불안의 그늘에서 투자자들은 마침내 희망의 문을 다시 열었다.

 

S&P500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94% 오른 6,033.11포인트로 마감하며 균형을 되찾았다. 나스닥종합지수의 선명한 상승은 더욱 인상적이었다. 1.52% 치솟아 19,701.21포인트까지 달려간 것이다. 나스닥100 지수도 1.42% 오르며 21,937.57포인트를 기록했다. 시장의 두려움을 나타내는 VIX 지수는 19.11까지 8.21% 가파르게 하락해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가 신속히 회복됐음을 보여줬다.

[표] 뉴욕증시 주요 지수
[표] 뉴욕증시 주요 지수

이 변화의 중심에는 예기치 못한 외신 한 줄이 있었다. 이스라엘의 공세에도 불구하고 이란이 미국에 휴전 의사를 내비쳤다는 소식은, 아슬아슬했던 국제 정세를 봉합의 기대로 물들였다. 투자자들은 신속하게 포지션을 되돌리며, 주식 시장에 새롭게 자금을 불어넣기 시작했다. 곧이어 AI와 반도체 업종이 흐름의 중심이 되었고, 팔란티어와 AMD, 테슬라 등 대표 종목들이 연이어 상승했다.

 

팔란티어는 인공지능을 무기로 내세운 미국 방산 기업으로, 중동에서 고조된 안보 우려 속에서 2.92% 상승했다. AMD 역시 목표주가 상향을 바탕으로 8% 넘게 급등하며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시장 전체의 기술주 랠리는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3.03% 상승으로 집약됐다. 엔비디아 역시 1.92% 오르며 견고한 흐름을 지원했다. 

 

한국 투자자들이 많이 선택한 테슬라의 흐름도 그러했다. 테슬라는 전거래일 대비 1.17% 올라 329.11달러(원화환산 447,754원)로 장을 마쳤다. 국내 투자자 보관금액은 6,376억원 늘어 총 29조 9,763억원을 기록했다. 엔비디아 역시 주가는 상승했지만, 보관금액은 3,940억원 감소해 16조 9,32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날 집계 수치는 6월 13일 기준이어서, 실제 거래일과 소폭의 시차가 있음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ETF 시장에서도 움직임은 비슷하게 나타났다.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가 4.05% 상승했고, 디렉션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 셰어즈는 9.28% 급등했다. 그러나 이들 ETF의 보관금액은 각각 1,742억원, 2,479억원 감소해 상승장에서 일부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에 나섰음을 뒷받침했다. 반면, Direxion Daily TSLA Bull 1.5X Shares는 2.29% 상승과 더불어 보관금액 1,839억원이 증가해 테슬라 관련 투자 심리가 여전히 단단함을 보여줬다.

 

업종별로는 임의소비재, 금융, 통신, 기술 대장주 전반이 1% 넘게 상승하며 시장을 이끌었다. 대형주 흐름도 뚜렷해, 메타 플랫폼이 2.91% 상승했고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 아마존, 알파벳 등 시가총액 최상단 기업들이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브로드컴도 1.37% 오르며 IT 하드웨어 섹터의 강한 회복세를 증명했다.

 

금융주는 JP모건체이스가 2% 이상, 비자와 마스터카드도 1% 안팎으로 동반 상승했다. 이는 미국 내 기준금리 동결 기대감이 고조된 영향이기도 하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의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7월 금리가 동결될 확률을 87.5%로 잡았다. 국제유가 하락과 인플레이션 압력이 함께 약화된 가운데, 금융주는 미래의 안정적 흐름을 기대하게 하는 신호를 쌓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상위 50종목 보관금액 추이를 보면, 6월 16일 기준 125조 694억원이 집계됐다. 직전 집계일 대비 2,078억원 줄었지만, 종목별로는 테슬라와 팔란티어로 자금이 유입됐다. 대부분의 상승종목에서 오히려 보관금이 빠져나간 것도 특징인데, 이는 일부 투자자들이 단기 차익실현에 나서며 현실적 대응에 집중한 결과로 풀이된다.

 

원·달러 환율은 8.0원 내린 1,360.5원에 마감돼 원화 강세가 두드러졌다. 이는 외국인 투자자 유입 가능성을 보여주는 지표이자, 국내 투자자들에게도 숨 쉴 틈을 허락하는 신호였다. 완연한 기술주 랠리, 불안 완화, 금리 전략의 변화가 단 한 장면에서 맞물렸다.

 

하지만 중동의 불씨는 완전히 꺼지지 않았다. 에버코어 ISI의 크리슈나 구하 부회장은 분쟁의 제한적 지속 가능성을 경고했으며, RBC 전략가 로리 칼바시나는 미국 증시의 구조적 취약성을 환기시켰다. 결국 시장은 예측과 긴장, 기대와 준비가 교차하는 밤을 지나고 있다. 

 

투자자와 기업, 소비자 모두에게 오늘의 반등은 숨을 고르는 순간인 동시에, 앞으로 펼쳐질 무수한 변수에 대비해야 할 시간이기도 하다. 불확실성의 조각이 옅어지며, 시장은 내일의 해답을 다시 질문하게 한다. 향후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결정과 지정학 리스크의 변화, 그리고 국내외 투자 흐름이 이어질 주된 관심사로 남게 될 전망이다.

신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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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닥#테슬라#엔비디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