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바이오

“다중항체로 항암효과 혁신”…셀트리온, CT-P72·ABP-102 전임상 성과 발표

문수빈 기자
입력

다중항체 면역항암제 기술이 글로벌 바이오산업의 경쟁 지형을 바꾸고 있다. 셀트리온은 미국 메릴랜드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 면역항암 학술행사 SITC 2025(미국면역항암학회)에서 신약 후보 ‘CT-P72·ABP-102’의 전임상 결과를 공개해 주목을 받았다. 이번 기술은 HER2를 고발현하는 암세포 표적 선택성과 낮은 독성, 그리고 암세포 제거 효율성에서 기존 T세포 인게이저 방식 대비 진일보한 성과를 보였다는 평가다. 업계는 이번 결과 발표를 ‘글로벌 면역항암 신약 경쟁의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셀트리온은 에이비프로와 공동개발 중인 CT-P72·ABP-102를 통해 HER2 단백질을 많이 발현하는 암세포와 면역세포(T세포)를 연결, 암세포를 선택적으로 공격하는 T세포 인게이저(T-cell engager, TCE) 기반 면역항암 솔루션을 제시했다. 이번 전임상에선 HER2 고발현·저발현 세포주가 동시에 이식된 마우스 모델에서, 기존 기술과 달리 고발현 종양에서만 높은 항종양 활성이 관찰됐다. 영장류 대상 독성시험에서도 고용량(80㎎/㎏)을 투여했음에도 뚜렷한 부작용이 없어 안전성을 입증했다.

CT-P72·ABP-102의 기술적 핵심은 다중항체 구조 설계에 있다. 해당 항체는 T세포가 HER2 저발현 정상세포에는 거의 결합하지 않도록 하면서 고발현 암세포에만 선택적으로 결합력을 강화했다. 동시에 면역세포 활성화의 관건인 CD3 단백질 결합력도 최적으로 조정해, 종양 특이적 살상 효과는 극대화하면서 면역 관련 부작용은 최소화하는 전략이다. “기존 T세포 인게이저 대비 환자 안전성은 높이고, 치료범위도 넓히는 새로운 플랫폼”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이 기술은 HER2 변이가 확인된 유방암, 위암 등 다수 고형암에 적용할 수 있어 신약 시장의 상업적 잠재력이 크다. 동시에 부작용 부담이 낮고, 판별력이 높아 환자별 맞춤형 치료제로서 활용 기대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다중항체 기반 T세포 인게이저가 단일항체 기반 치료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을지”에 주목한다.

 

전임상 결과는 SITC 측으로부터 1300여 건 초록 중 ‘TOP 150’에 선정되는 등 기술력과 독창성 면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미국, 유럽 등 주요 빅파마들이 T세포 기반 면역항암제 플랫폼을 강화하는 가운데, 셀트리온-에이비프로의 협업 사례는 국내 바이오산업 위상에도 긍정적 신호로 해석된다. 미국 암젠, 노바티스 등이 유사 플랫폼 개발을 서두르는 상황에서 한국형 후보물질의 조기 임상 진입이 주목받고 있다.

 

임상시험 진입을 위한 IND(임상시험계획) 신청은 올해 안으로 국내외 주요 기관을 대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글로벌 규제당국의 허가 기준도 엄격해지는 상황인 만큼, 전임상 데이터의 안전성·유효성 입증이 본격 상용화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구체적 임상 전환 속도와 실제 치료 시장에서의 성과가 셀트리온 신약 라인업의 글로벌 입지 향방을 가를 것”이라고 분석한다.

 

“산업계는 다중항체 면역항암 신약이 정밀의료 시대 혁신 치료 옵션으로 자리매김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문수빈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셀트리온#ct-p72·abp-102#her2항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