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신 등극”…박종훈, 입단 11년 만에 9단 승단→한국바둑 경쟁 구도 변화
차분한 미소 너머로 비친 뜨거운 성취가 깊은 울림을 남겼다. 박종훈은 입단 11년 만에 9단 승단이라는 결실에 도달하며 지난 시간의 노력과 열정을 증명해 보였다. 그 단단한 걸음 위에서, 꿈을 좇는 수많은 후배 기사들에게 새로운 영감을 안기는 순간이었다.
박종훈은 5월 28일 한국기원에서 공식적으로 승단 누적 점수 243점을 달성해 8단에서 9단, 일명 ‘입신’에 올랐다. 영재 입단대회를 통과한 2014년 이후, 하찬석 국수배 영재바둑대회 우승, 2024 슈퍼컵 바둑 오픈 정상 등 주요 무대마다 압도적인 결과를 쌓으며 성장의 궤적을 그려왔다.

이날 승단으로 한국기원 소속 현역 9단 프로기사는 총 108명으로 늘었다. 단지 박종훈만의 쾌거는 아니었다. 제30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본선에 진출하며 또 한 번 이목을 모은 김범서도 5단에서 6단으로 승단해 이중의 기쁨을 누렸다. 지난 4월 30일 LG배 국내선발전 결승에서 오유진 9단을 꺾으며, 세계대회 본선 진출과 동시에 승단 점수를 모두 채우는 진가를 입증했다.
이현준, 허진 5단이 6단, 김경은, 최민서 4단이 5단, 김주아 3단이 4단, 고미소, 김기언 2단이 3단으로 각각 승단하며 세대교체의 신호를 울렸다. 또한 윤다우, 이나현, 한주영 초단은 입단 후 처음 2단 승단의 기쁨을 맛봤다.
한국기원은 종합기전 승리마다 4점, 제한기전과 협회리그 승리에는 1점을 부여하는 승단 규정을 적용하고 있다. 이로써 다양한 무대에서 얻은 점수들이 선수들의 성장과 변화를 촘촘히 기록하고 있다.
박종훈은 “묵묵히 걸어온 시간이 결실을 맺어 기쁘다”며 “앞으로도 바둑팬들께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승단 소감을 전했다. 박종훈의 9단 승단과 다수의 승단 기사 발표는 한국바둑계에 한층 경쟁적인 바람을 예고하며 새로운 도전의 시대를 알리고 있다.
오랜 기다림 끝에 맞이한 ‘입신’의 순간, 성장의 의미와 도전의 가치는 깊은 여운을 남긴다. 박종훈은 앞으로 국내외 다양한 대회에서 9단 자격으로 새로운 여정을 이어간다. 정통과 혁신이 교차하는 바둑의 세계, 오늘의 성취가 더 깊은 노력을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