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제패”…도경동, 남자 사브르 결승 접전→첫 개인전 금메달
잠시 숨을 멈춘 채 결승전을 바라보던 관중들의 시선이 코트 한가운데 모였다. 도경동이 마침내 머릿수건을 벗으며 짓는 미소에, 승리의 열기가 경기장을 가득 채웠다. 대회 첫 출전만에 이룬 쾌거였다.
도경동(대구광역시청)은 17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2025 아시아선수권대회 남자 사브르 개인전 결승에서 중국의 선천펑을 15-12로 제압하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도경동은 생애 첫 아시아선수권 개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도경동은 16강에서 일본의 요시다 겐토를 15-13, 8강전에서 쓰모리 시도를 15-9, 준결승에서 고쿠보 마오를 15-10으로 차례로 꺾으며 한일전 세 번 모두 승리했다.
결승에서는 지난해 아시아선수권 준우승자인 선천펑과 맞붙었다. 팽팽한 접전 끝에 마지막 집중력에서 우위를 보인 도경동이 3점차로 승부를 끝냈다.
도경동은 지난해 파리 올림픽 남자 사브르 단체전 금메달의 주역이다. 당시 헝가리와의 결승 막판 30-29로 쫓긴 상황에서 교체 투입돼 5-0 완승을 거두며 한국의 단체전 3연패를 이끌었다.
지난달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국제펜싱연맹 월드컵에서 동메달을 목에 건 데 이어 이번 대회를 통해 국제대회 개인전 첫 금메달도 추가했다. 트로피를 들어올린 직후 도경동은 “처음 출전한 아시아선수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어 기쁘다.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함께 출전한 임재윤은 5위, 박상원(대전광역시청)은 11위, 하한솔(성남시청)은 17위에 올랐다. 여자 플뢰레 개인전에서는 박지희(서울특별시청)가 13위를 기록하며 한국 선수 중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도경동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아시아 랭킹 포인트와 국제무대 입지 모두를 크게 끌어올렸다. 앞으로 남은 시즌 주요 국제대회에서도 선전이 기대된다.
경기의 뜨거운 현장 감동은 텔레비전 너머로도 전해진다. 펜싱이 가지는 순간의 집중과, 손끝에서 느껴지는 승리의 여운은 또다시 많은 이들의 하루를 비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