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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특별사면, 광주·전남 정치 지형 뒤흔드나”…이재명, 내년 지방선거 판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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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특별사면, 광주·전남 정치 지형 뒤흔드나”…이재명, 내년 지방선거 판도 주목

박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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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경쟁 구도에 균열이 감지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8월 11일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를 '광복절 특사'로 사면하기로 결정하면서, 내년 광주·전남 지방선거를 둘러싼 민주당과 혁신당 간 정면 충돌이 불가피해졌다. 조 전 대표의 사면은 단순한 법률 문제를 넘어 지역 민심과 후보 구도에 중대한 변화를 예고하는 계기가 됐다.

 

혁신당은 당의 상징인 조국 전 대표가 사법적 족쇄를 풀게 됨에 따라, 광주·전남에서 민주당과 경쟁할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고 자체 평가했다. 실제 2024년 총선에서 혁신당은 광주 47.72%, 전남 43.97% 비례정당 득표율로 민주당 위성정당을 제치고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또, 지난해 전남 담양군수 재선거에선 정철원 군수가 민주당 후보를 900여 표 차이로 누르고 당선되며 지방자치단체장을 처음 배출했다.

이 같은 흐름에 따라, 지역 정치권은 조 전 대표가 본격적인 정치 행보에 돌입할 경우, 내년 지방선거에 미칠 파장이 상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동안 민주당의 독주로 경선이 곧 본선이나 다름없던 판도가 깨지면서, 공천에서 탈락한 예비 주자들이 혁신당이나 무소속으로 출마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광역단체장 후보군은 아직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지만, 일부 기초단체장 예비후보는 일찌감치 혁신당에 입당해 선거 준비를 시작했다. 광주·전남은 전통적으로 민주당이 보수 정당에 큰 격차로 우세했던 지역인 만큼, 양당 간 중도·진보 표심 분산을 막기 위한 단일화보다는 본격적인 경쟁 양상이 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내년 지방선거의 새로운 대결 구도에 비례대표 선거도 주목받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조국혁신당) 구호가 내세워진 만큼,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유사한 표심 분화가 나타날지 관심이 집중된다. 동시에 혁신당이 급성장할 경우, 민주당의 공천 전략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모든 후보에게 경선 기회를 보장하는 '노컷 경선'을 강조해왔다. 그러나 혁신당과의 경쟁을 의식해 공천 규칙이나 권리당원·여론조사 비율 조정 등에서 유권자 민심을 더 반영하는 방안이 논의될 전망이다. 민주당 내 선출직 공직자 하위 20%에 감점 제도를 도입할지 여부 역시 당내 의견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현역 단체장·지방의원 가운데 주민 지지도가 낮은 이들에 대해 평가를 강화해 혁신당 이탈을 최소화하려는 전략도 검토 중이다. 전략공천 등 이른바 '낙하산' 공천은 지양하는 방향이 유력하다.

 

이처럼 민주당과 혁신당 간 경쟁이 격화되면, 인지도를 앞세운 무소속 후보 등 다자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민주당 내부에서도 혁신당의 약진에 공천 쇄신과 현역 물갈이 폭을 두고 고민이 깊어지는 분위기"라며, "민주당 지도부가 최근 호남에 잇따라 공을 들이는 것도 사실상 혁신당과의 경쟁을 의식한 행보"라고 분석했다.

 

이날 정치권은 조국 전 대표의 사면을 계기로 내년 지방선거의 구도가 급변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민주당과 혁신당의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광주·전남 지역 정가는 본선 경쟁력과 민심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박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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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조국#혁신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