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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석탄 증산이 부른 가격 추락”…글로벌 석탄시장, 4년 만에 최저점→여름 수요 변수에 촉각
국제

“중국 석탄 증산이 부른 가격 추락”…글로벌 석탄시장, 4년 만에 최저점→여름 수요 변수에 촉각

이예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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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센 시간의 흐름 속에서 화석연료 시장의 풍경이 또 한 번 달라진다. 화력 발전용 석탄 가격이 4년 만에 가장 낮은 골짜기로 내려앉았다. 글로벌 시장은 공급이 한계까지 밀려오고, 수요의 물결은 잠시 멈칫했다. 자연의 리듬과 인류의 선택이 교차하는 국제 에너지 무대 위에서 석탄은 다시 운명의 갈림길 앞에 섰다.

 

최근 파이낸셜타임스는 해상 운송되는 글로벌 발전용 석탄의 벤치마크 가격이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졌을 당시 톤당 400달러에 달하던 것에서 이제는 100달러 선까지 떨어졌다고 알렸다. 정점이었던 날들마저 아득한 지난 풍경으로 남았다. 친환경 바람이 거세게 몰아쳤지만, 전력 수요의 끈은 쉬이 놓이지 않았다. 이 덕분에 2022년과 2023년 사이 중국·인도·인도네시아 등에서 신규 석탄 채굴이 잇따랐고, 시장을 적시던 석탄의 흐름은 점점 더 두꺼워졌다.

발전용 석탄 가격 4년 만에 최저…중국 생산 증가 영향
발전용 석탄 가격 4년 만에 최저…중국 생산 증가 영향

세계를 이끄는 석탄 생산국이자 소비국인 중국은 이 기간 동안 생산을 획기적으로 늘렸다. 그 영향으로 자국 내 수입 수요가 둔화됐고, 인도도 연거푸 쌓아올린 석탄 재고에 숨을 고르기 시작했다. 공급 과잉의 그림자가 드리운 글로벌 시장은 점차 균형을 잃기 시작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다가오는 하반기를 앞두고, 여름의 무더위가 본격화되기 전까지 가격의 추가 하락 가능성을 거론한다.

 

케이플러의 피라트 에르게네 연구원은 “가격을 떠받칠 만한 동력이 많지 않다”며, “이미 재고가 쌓여있어 가격 하락세가 지속돼도 추가 매수세는 미약하다”고 읽어냈다. 반면, 아거스의 알렉스 새크러는 “콜롬비아 등 주요 산지에서 생산조정이 시작되고 있다”고 짚었다. 이미 시장이 현 가격에 반응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공기는 아직 차갑지만, 곧 여름이 다가온다. 시장 일각에선 여름철 냉방 수요가 모락모락 피어오르며, 석탄 가격에 내리는 햇살이 될 것이란 전망도 조심스레 나온다. 여러 전문가들은 지금의 공급 확대와 재고 증가, 계절적 수요의 진폭이 단기적으로 석탄 가격의 리듬을 결정지을 핵심 변수임을 지적한다.

 

눈앞의 가격 곡선은 지난 시대의 그림자를 담고, 성장과 쇠락, 횡포와 인내의 역사가 마디마디 새겨진다. 이 거대한 에너지 흐름에서 중국과 인도의 결정, 그리고 세계 여름의 더위가 석탄 시장의 시간을 다시 써내려갈 것이다.

이예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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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석탄시장#국제에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