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33억 원 전량 매각”…하이브, SM 손 뗐다→텐센트뮤직 2대 주주 부상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주주 구도가 또 다시 흘러가고 있다. 하이브가 보유하던 SM엔터테인먼트 지분 221만2천237주, 총 9.38% 전량을 텐센트뮤직엔터테인먼트에 넘긴다는 소식이 27일 전해졌다. 거래는 주당 11만 원, 총액 2,433억 원 규모로 결정됐으며, 30일 장 마감 이후 시간 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로써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합산 41.50%로 절대적인 1대 주주 자리를 지키는 가운데, 텐센트뮤직이 2대 주주로 자리를 잡을 전망이다. 업계는 이 변화가 K팝의 글로벌 협업 구조와 투자 지형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올 신호탄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이브는 2023년, SM 경영권을 둘러싼 치열한 인수 경쟁 속에 거액을 투입하며 지분을 확보했다. 그러나 2년 3개월 만에 과감히 전량 매각을 결정했다. 하이브 측은 "비즈니스의 선택과 집중"이라는 기조 아래, 비핵심 자산을 정리했다고 설명했다. 실질적으로 하이브는 SM 투자에서 약 5,600억 원 가까운 자금 회수를 이뤄냈고, 이를 앞으로의 성장 동력 마련에 사용할 계획이다.
반면, 텐센트뮤직엔터테인먼트의 행보는 더욱 주목된다. 이미 YG엔터테인먼트 4.30%, 카카오엔터테인먼트 4.61%의 지분을 보유하며 국내 엔터테인먼트 내 협력 기반을 다져온 텐센트뮤직은, SM 지분 매입을 통해 한류 IP 및 음원 유통 시장에서 존재감을 한층 더 부각시켰다. 특히 SM의 중국 시장 공략이 강화되는 상황에서, 텐센트뮤직이 양사의 협업과 시너지 확대를 노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 창립 30주년을 맞는 SM엔터테인먼트는, 이미 베이징과 선전에서 텐센트뮤직과 공동 온·오프라인 행사를 진행하며 중국 현지 팬덤과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자회사 디어유와도 협력해 ‘버블’ 등 IP 사업 확장을 꾀하며 동아시아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 왔다. 이에 SM 관계자는 "텐센트뮤직과의 긴밀한 협업을 지속할 예정"이라며 새로운 사업 모델과 판로 확대에 기대를 보였다.
국내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최근 2~3년 사이 굵직한 M&A와 지분 이동, 주주 구도 재편이 이어지고 있다. 하이브의 이번 매각 결정과 텐센트뮤직의 대규모 지분 확보로, K팝 비즈니스는 거대한 중국 IT 자본과의 전략적 연대 가능성까지 열어 두게 됐다. 흘러가는 자본과 바뀌는 주주 구도, 기업들은 더욱 치밀한 전략적 계산 위에 미래 동맹 체계를 구축하게 됐다.
이 변화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판도를 바꿀 뿐만 아니라, 글로벌화돼가는 K팝 생태계 안에서 아티스트와 팬, 그리고 투자자 모두에게 새로운 길을 제시할 전망이다. 앞으로 SM과 텐센트뮤직이 어떤 협업 모델을 선보일 것인지, 하이브가 확보한 재원으로 어떤 성장 동력을 마련할 것인지가 시장의 초점으로 떠올랐다. 새롭게 바뀐 지형 위에서, 각 주체들이 내딛는 다음 걸음이 한류의 무대를 더 넓힐지 주목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