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 하늘 가른 끝내기”…임지열, 정면승부 타파→키움 환호 이끌다
결정적 한 방은 마지막 순간에 탄생했다. 누구도 함부로 예단할 수 없는 긴장 속에서 임지열은 고척스카이돔을 환호로 물들였다. 손에 땀을 쥐게 한 타격 라인업 끝자락, 임지열의 배트가 스쳐간 자리에 팬들도, 동료들도 크게 숨을 들이켰다.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는 1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벼랑 끝 대결을 펼쳤다. 경기 내내 한 치 양보 없는 접전이 이어지던 9회말, 1사 1, 2루 기회에서 박주홍이 내야 안타와 상대 실책으로 2루까지 진루했다. 두산이 송성문을 고의 볼넷으로 내보내자 관중석의 응원 열기는 극에 달했다. 두 팀 모두 숨막히는 수싸움 속에 임지열과 김택연의 정면 승부가 성사됐다.

임지열은 초구 슬라이더를 힘껏 받아쳐 좌익수 머리 위를 넘기는 2루타를 터뜨렸다. 이 한 방으로 송성문이 홈을 밟았고, 키움은 4-3 승리를 확정지었다. 임지열의 이날 활약은 5회 송성문을 홈으로 부르는 적시타로 시작됐다. 총 2타점을 올리며, 타격감 난조를 단숨에 털어낸 의미 있는 결실이었다.
기록 또한 팬들의 기대를 배반하지 않았다. 임지열은 지난해 5월 데뷔 첫 끝내기 홈런에 이어 두 번째 끝내기를 달성했다. 경기 직후 그는 “이번 주 타격에 자신감이 없었지만, 마지막 타석에서는 스스로를 믿으려 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현재 시즌 최하위에 머물고 있는 키움으로서는 단순한 승리 이상의 값진 장면이었다. 9위 두산과의 격차는 여전히 13.5경기지만, 송성문과 임지열이 연결한 타선은 앞으로 새로운 희망을 내비쳤다. 임지열은 팬들에게 “올해가 다가 아니니 내년엔 더 나은 모습으로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경기장을 가득 채운 팬들은 임지열의 결승타와 함께 박수를 멈추지 않았다. 습한 여름밤, 벤치와 관중석을 연결한 짜릿한 순간은 오랫동안 고척스카이돔에 간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