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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원·웬디, 밤을 물들인 진심 가창”…방판뮤직 첫날→거리의 축제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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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원·웬디, 밤을 물들인 진심 가창”…방판뮤직 첫날→거리의 축제 탄생

윤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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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마차의 아련한 불빛 아래, 이찬원의 목소리는 오래된 기억처럼 공간을 포근하게 감쌌다. ‘외로운 사람들’을 부를 때마다 삶의 무게가 목울대에 얹힌 듯했다. 이찬원은 노래가 끝난 순간, “녹화가 끝나고 집에 돌아가면 많이 외로움을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고백했다. 그의 진심 어린 말과 깊은 시선에는 무대 밖에서 느끼는 쓸쓸함과 소박한 위로가 고스란히 전해졌다. 노래가 남긴 감정의 결은 오랫동안 현장에 울렸다.

 

웬디는 ‘세월이 가면’을 따뜻하게 불러, 한밤중 포장마차에 소곤대는 온기를 더했다. 낮은 음률로 삶의 굴곡을 어루만지듯 노래하는 모습은 지나가는 관객들에게 조용하지만 긴 울림을 심어줬다. 이어진 한해의 ‘미인’ 무대는 애잔함을 짙게 남기며, 이찬원의 “형은 랩보다 노래를 더 잘해”라는 유쾌한 농담으로 현장을 웃음 짓게 했다. 대니 구는 감각적인 바이올린 연주와 장난스러운 모습으로 분위기를 환기하며, 이찬원과 함께 트로트 ‘남자라는 이유로’를 연주해 스타일을 뒤섞는 신선한 하모니를 완성했다.

“찢어진 무대와 진심 고백”…이찬원·웬디, ‘방판뮤직 : 어디든 가요’ 첫 여정→버스킹 감동 예고 / KBS2TV
“찢어진 무대와 진심 고백”…이찬원·웬디, ‘방판뮤직 : 어디든 가요’ 첫 여정→버스킹 감동 예고 / KBS2TV

전통시장 무대에 등장한 다이나믹 듀오는 ‘출첵’과 ‘불꽃놀이’ 같은 히트곡으로 남녀노소 모두를 거리 한복판으로 끌어냈다. 시장을 지나는 어르신부터 젊은 세대까지 한목소리로 어울리며, 작은 무대는 어느새 축제의 현장으로 변모했다. 각 출연진의 개성과 라이브, 무대 위에서 오가는 호흡은 ‘방판뮤직 : 어디든 가요’가 지닌 새로운 가치를 초반부터 선명하게 드러냈다.

 

버스킹이라는 이름 아래 뮤지션들은 단순히 음악만을 전하지 않았다. 사물놀이패와의 즉흥 연주, 장르의 무게를 뛰어넘는 다채로운 선곡, 그리고 게스트 소향, 다이나믹 듀오, 신스까지 더해져 완성도 높은 무대가 곳곳을 수놓았다. 진정성 있는 연주와 아날로그 영상미는 첫 방송임에도 강한 몰입감을 선사했고, 각자의 사연을 품고 모인 영혼들은 한 곡 한 곡에 따뜻한 ‘K-감성’을 불어넣었다.

 

무대를 마친 이찬원은 소년 같은 미소로 “지금 이 순간이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낮고 잔잔한 이 한마디가 장터와 조명 아래 오랫동안 맴돌았다. 현실의 외로움, 노래로 밝히는 소박한 희망, 뮤지션들의 진짜 이야기가 퍼진 그 밤은 곧 시청자들의 마음에도 온기를 남겼다. ‘방판뮤직 : 어디든 가요’는 거리를 무대로 삼아 사람들의 마음을 두드릴 새로운 첫 발을 내디뎠다.  

 

31일 오후 10시 40분 KBS 2TV에서 ‘방판뮤직 : 어디든 가요’가 첫 방송된다.

윤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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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원#방판뮤직어디든가요#웬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