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상공회의소, 한미 통상 협력 촉구”…이재명 정부와 디지털 규제 갈등→민간외교 파장
찰스 프리먼 미 상공회의소 아시아 담당 수석부회장의 신중한 목소리가 워싱턴DC 회색 하늘을 가른다. 그는 “한미 동맹은 단순한 경제적 유대를 넘어 인도·태평양 질서의 중심축”이라 평가하며, 양국 정부의 긴밀한 협력과 복잡하게 얽힌 통상 현안 해결의 시급성을 부각했다. 이러한 배경에는, 최근 미국과 한국 사이에 부상한 관세와 비관세 장벽, 그리고 디지털 경제 규제 이슈가 묵직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
미 상공회의소는 공식 성명을 통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기반으로 한 무역 협력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또 한미 간 무역 협상에서 교착상태에 놓인 관세 해소, 그리고 미국 서비스 제공업체 등 자국 기업에 타격을 입히는 비관세 장벽 해소를 이재명 정부에 직설적으로 요청했다. 특히 디지털 플랫폼 규제 논란에 대해서는 “미국 기업에 부당한 규제가 될 수 있다”며 신중한 접근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진다. 구글, 애플 등 미국 거대 기업들에 대한 한국 내 독과점 규제가 한미 간 갈등의 새로운 도화선이 됐다는 점에서, 미 무역대표부(USTR) 또한 강경 대응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주한 미 상공회의소(암참) 대표단은 최근 워싱턴에서 ‘도어녹’ 순방을 마치고 돌아왔다는 소식이다. 제임스 김 암참 회장은 “한국은 여전히 미국의 최대 해외 투자국”임을 피력하며, 관세 이슈 조속 해결이 양국에 긴요하다고 전했다. 암참과 다양한 글로벌 기업 고위 인사들은 전략적 분야의 비관세 장벽 해소와 LG CNS, 현대자동차그룹 등 주요 기업이 참여한 에너지 안보, 공급망 협력 확대를 핵심 의제로 삼았다.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 등 한미 전략 산업 협력이 중심에 섰다.
또 암참은 “이재명 대통령은 통찰력과 실행력을 겸비한 리더”라고 묘사하며, 한국 정부가 글로벌 비즈니스 환경 개선과 대미 전략 산업 협력을 국가적 과제로 삼고 있음을 부각시켰다. 한편, 미국 재무부부터 국방부, USTR, 국가안전보장회의, 그리고 미국 의회까지 민·관을 넘나든 40여 차례의 연쇄 회동들이 이어진 가운데, 디지털 경제 및 반도체·인공지능(AI)·첨단 제조 등 전략산업을 둘러싼 논의가 한층 심화됐다.
암참의 이번 행보는 한미 동맹이 전통적 안보를 넘어 산업·에너지·기술 동맹으로 확장되는 시기, 민간 외교의 의미와 파급력을 새롭게 환기시킨다. 국내외 민심과 산업계 여론이 엇갈린 시선으로 주시하는 가운데, 이재명 정부와 미국 측은 통상 갈등의 해법 모색과 미래 협력 구도의 재정립을 위한 추가 협의에 나설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