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2,920선 돌파·7거래일 상승”…코스피, 외국인 순매수 힘입어 3년 5개월 최고점

배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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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의 하늘 아래, 코스피는 2,920선을 넘어서며 7거래일 연속 푸른 계단을 이어갔다. 점점 고조되는 대외 불확실성 속에서, 외국인의 끊임없는 순매수는 마치 시장을 지탱하는 바람처럼 지속됐다. 

 

한국거래소는 12일 코스피가 전 거래일 대비 12.99포인트, 0.45% 상승한 2,920.03에 거래를 마쳤다고 밝혔다. 이는 2022년 1월 14일 이후 약 3년 5개월 만에 기록한 최고치다. 장중 한때 2,934.31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선물옵션 동시 만기일 특유의 변동성으로 일부 상승 폭을 반납한 모습이었다.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은 17조594억 원을 돌파하며 열기를 더했다. 

코스피 7거래일 연속 상승…2,920.03에 마감, 외국인 순매수 지속
코스피 7거래일 연속 상승…2,920.03에 마감, 외국인 순매수 지속

장 초반에는 외국인이 이탈 조짐을 보였으나, 장 막판 4,069억 원 규모를 순매수하며 주식시장에 힘을 실었다. 코스피200선물시장에서도 3,869억 원을 사들인 외국인은 7거래일 연속 순매수 기록을 이어갔다.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1,791억 원, 2,375억 원을 순매도하면서 코스피 상승세 뒷배경에서 조용히 퇴장했다.

 

대신증권의 이경민 연구원은 아시아 전체의 증시 등락이 혼조 양상을 띤 가운데, 코스피만은 유독 고요한 힘으로 상승 흐름을 지켰다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되며 조선·방산주가 두드러졌고, 한국수력원자력과 미국 오클로사의 원전 기술 협력 소식은 원전 관련주를 이례적 강세로 이끌었다.

 

종목별로, 두산에너빌리티가 6.85% 올랐으며 한전기술은 25.63%, 한전산업은 18.76% 급등했다. 이는 미국 오클로의 알래스카 공군 기지 원전 설치 소식, 뉴욕증시 원전주 강세, 한수원과의 실질적 협력 이슈가 복합적으로 닿은 결과로 해석된다. 중동 경기 긴장감이 방산 수요 기대감을 높이면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5.30%), 한화오션(5.79%), 현대로템(5.15%) 등 방산주 역시 한껏 치솟았다.

 

반면, 삼성전자 등 주요 대형주들은 약세로 유동하며 코스피의 힘찬 상승과 엇갈렸다. 삼성전자 -0.67%, SK하이닉스 -1.88% 등 IT 대장주뿐 아니라, KB금융 -1.21%, 신한지주 -2.01%, 삼성물산 -2.94% 등 대표 금융 및 건설주도 내림세를 피하지 못했다.

 

업종별로는 기계장비, 건설, 서비스, 운송, 보험, 전기가스가 강세를 접수했다. 반대로 제지, 유통, 제약 등은 소폭이지만 약세를 그렸다.  

 

코스닥도 789.45로 0.4% 오르며 유가증권시장의 봄바람을 함께 탔다. 개인 투자자가 393억 원 순매수를 단행해 흐름을 주도했다. 젬백스(13.11%), 신성델타테크(22.05%), 삼천당제약(3.11%), HPSP(2.89%), 에코프로비엠(2.74%) 등이 주도주로 자리했고, 대북관계 기대감으로 남북경협주인 아난티(26.70%), 좋은사람들(7.28%), 남화토건(5.75%)도 동반 반등했다.

 

반면, 전날 급등한 실리콘투(-10.36%), 리노공업(-1.31%), 파크시스템스(-1.47%) 등은 조정 흐름을 탔다. 코스닥 거래대금은 7조5,764억 원이었다. 신규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 프리·메인마켓은 8조9,582억 원에 달하는 거래대를 기록해, 자본시장의 지형 이상변화를 예고했다.

 

이날 시장은 지정학적 변수, 해외 원전 업계와의 기술 제휴, 남북관계 개선 전망 등 다양한 이슈가 교차하며 복합적 풍경을 완성했다.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새롭게 닿은 2,900선 이상 흐름이 대외 이벤트에 따라 언제든 진폭을 그릴 수 있음을 강조한다.

 

여름 장마를 앞둔 풍경처럼, 주식시장은 외국인 자금과 업종별 수급, 글로벌 변수라는 근심과 희망이 얽혀 리스크 대비와 기회를 동시에 품고 있다. 투자자들은 각국 지정학적 이슈와 해외 증시, 그리고 업종별 변화에 더욱 촉각을 곤두세우며 다음 주 이어질 주요 경기 지표와 기업 실적 발표까지 섬세하게 지켜봐야 할 시점이다.

배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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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외국인#두산에너빌리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