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패배 뼈아파”…울산, 클럽월드컵 마멜로디전 0-1→조 최하위로 출발

경기장에 울려 퍼진 시작 휘슬과 함께 울산 HD의 눈빛은 결연했다. 세계 무대에서 남긴 첫 행보는 고단한 도전의 기록으로 남았다. K리그 챔피언의 이름으로 나선 울산은 마멜로디 선다운스의 날카로운 한 방에 무너졌고, 무거운 어깨로 그라운드를 빠져나왔다.

울산 HD는 18일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인터앤코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국제축구연맹 클럽 월드컵 F조 1차전에서 마멜로디 선다운스에게 0-1로 패했다. 같은 조의 플루미넨시와 도르트문트가 무승부를 기록하며, 울산은 조 최하위로 밀려났다.

김판곤 감독은 새로운 스리백 전술을 들고 나왔다. 밀로시 트로야크, 서명관, 김영권이 중앙 수비에 섰고, 루빅손과 엄원상이 좌우 날개를 채웠다. 경기는 초반부터 팽팽하게 전개됐다. 울산은 엄원상의 활발한 측면 돌파와 에릭의 크로스로 경기 흐름을 주도하며 주도권을 가져오려 애썼다. 전반 23분, 보야니치가 고승범의 패스를 논스톱으로 슈팅했으나 골키퍼 정면에 걸렸다.

한동안 울산은 실점 위기를 모면하는 듯했다. 전반 29분, 마멜로디 이크람 레이너스의 득점이 비디오판독 끝에 핸드볼로 취소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36분, 레이너스가 울산의 뒷공간을 파고들며 정교한 오른발 슈팅으로 결국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전 울산은 곧바로 변화에 나섰다. 김판곤 감독은 이청용 대신 라카바를 투입해 측면을 강화했다. 라카바는 후반 36분 단독 돌파 끝에 골키퍼와 맞서는 결정적 기회를 얻었지만, 상대의 선방에 막히며 동점 의지를 꺾였다. 이후에도 울산의 공격은 빈번했으나, 좀처럼 상대 골문을 열지 못했다.

특히 이 날 경기 전, 경기장 인근에 낙뢰가 감지돼 킥오프가 기존보다 1시간 이상 미뤄졌던 상황까지 겹쳤다. 예상치 못한 변수 속에서 울산은 집중력 저하와 긴장감을 안고 그라운드에 섰지만, 충격의 첫 경기를 피하지 못했다.

경기 후 김판곤 감독은 “팀 전체에 긴장감이 감돌았다. 월드클래스 팀들을 연달아 상대하기에 더 냉철하게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조별리그 잔여 경기는 울산에 또 다른 기회와 시련이 동시에 기다린다. 울산은 22일에는 플루미넨시, 26일에는 도르트문트와 맞붙는다. 초반의 아픔이 남은 일정에 어떤 동기를 불어넣을지, 팬들의 시선이 멀리 뉴저지와 신시내티 그라운드로 향하고 있다.

부러진 호흡, 굳은 다리, 끝끝내 허공을 가른 슛 그 뒤에는 아쉬움만이 잠시 머물렀다. 울산의 클럽 월드컵 여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팬들과 팀의 마음에 피어오른 질문을 안은 채, 울산은 반전을 그린 남은 두 경기를 준비한다. 이 기록은 6월 22일과 26일, 미국 각 지역에서 펼쳐질 2025 FIFA 클럽 월드컵을 통해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