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볼넷 지표 맹렬 질주”…LG 트윈스, 염경엽 혁신 리더십→출루 본능 각인
스포츠

“볼넷 지표 맹렬 질주”…LG 트윈스, 염경엽 혁신 리더십→출루 본능 각인

윤찬우 기자
입력

밝은 웃음과 가벼운 농담이 오가는 가운데서도, 잠실을 누비는 LG 트윈스의 타선에는 견고함이 배어 있다. 보다 공백 없는 경기력, 볼넷을 끌어내는 집중력, 그리고 염경엽 감독 아래에서 만들어진 새로운 팀 색깔이 온전히 덧칠됐다. 단순한 수치가 아니다. 리그를 장악하는 출루 본능과 경기 기조의 뚜렷한 변화를 스스로 증명한 결과다.

 

2024 KBO리그에서 LG는 올 시즌 73경기 만에 팀 볼넷 332개를 기록하며 타 구단의 추격을 허용하지 않았다. 2위 삼성 라이온즈(286개)와의 격차는 46개, 한화 이글스와 비교하면 100개가 넘는 차이를 보였다. 비슷한 타율(0.263) 속에서도 출루율 0.357을 자랑하며 리그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팀 타선 전체의 수치 중심에 ‘볼넷’이라는 키워드가 자리하고 있음은 LG만의 확실한 변화다.

“3년 연속 볼넷 1위 질주”…LG, 염경엽 감독 체제→출루 혁신 / 연합뉴스
“3년 연속 볼넷 1위 질주”…LG, 염경엽 감독 체제→출루 혁신 / 연합뉴스

이같은 기록은 염경엽 감독 부임이 결정적인 전환점이었다. 2022시즌 팀 볼넷 501개로 6위에 머물렀던 LG는, 2023년 583개, 2024년에는 616개까지 기록을 늘렸다. 세 시즌 연속으로 리그 전체 볼넷 1위를 차지하며, 출루 중심 야구로 방향을 틀었다.

 

일각에서는 타자들이 단순히 ‘볼넷을 더 얻으라’는 주문을 받았느냐고 묻는다. 그러나 염경엽 감독은 “볼넷을 목표로 두지 않았다. 공격성을 강조한 것이 변화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공을 오래 기다리는 소극적 자세가 아니라, 3볼에서도 과감하게 스윙하는 팀 특유의 색다른 스타일이 상대 배터리에도 심리적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실제 LG 타선은 초구부터 빠르게 스윙을 시도한다. 이에 따라 상대팀 투수들은 직구 대신 변화구를 앞세워 승부를 피하는 경향을 보였고, LG는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더 많은 타격 기회를 쌓을 수 있었다. 염경엽 감독은 데이터 싸움의 흐름 안에서 팀 전체가 멘털 게임의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감독은 야구의 본질이 멘털 게임이라는 심리를 분명히 짚으며, 긍정적인 에너지와 수 싸움이 선수단 내에 스며든다면 개개인의 성장 역시 자연스럽게 뒤따른다고 힘줘 말했다.

 

시즌 반환점에 들어선 LG 트윈스는 이제 볼넷 1위 자리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공격적인 스윙, 출루율 중심의 타격 전략이 다가올 경기에서도 어떤 기록으로 이어지게 될지 스포트라이트가 모인다.

 

잠실에 깃든 여름 초입의 기류, LG 타선에 묻어나는 자신감과 변화는 관중들의 눈에도 고스란히 포착됐다. 누군가는 치열하게 볼넷 하나를 끌어낸 그 시간을 응시하며, 팀의 색깔 안에서 자기만의 야구를 꿈꾼다. LG 트윈스의 다음 경기는 6월 23일 두산 베어스와의 홈경기로 이어진다. 또 한 번, 출루의 철학이 만들어낼 ‘혁신의 순간’이 잠실 저녁을 적실 예정이다.

윤찬우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lg트윈스#염경엽#두산베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