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특검, 오동운 공수처장 금주 피의자 소환”…위증 고발 미통보 직무유기 수사 본격화
채상병 사건을 둘러싼 해병대 순직 사건 특검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간 충돌이 본격화됐다. 특검팀이 오동운 공수처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금주 중 소환 조사할 방침을 밝히면서, 공수처 간부들의 수사 방해 논란이 또다시 정치권의 도마 위에 오른 상황이다. 공수처에 대한 위증 고발 건 미보고 논란 역시 정국의 격랑을 예고하는 단초가 되고 있다.
이명현 순직해병 특별검사팀의 정민영 특검보는 27일 브리핑에서 “오동운 공수처장에 대한 조사가 곧 진행될 것”이라며 “구체적인 시기는 언급하기 어렵지만 금주 중으로 피의자 소환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오 처장은 지난해 7월 송창진 전 공수처 부장검사에 대한 위증 혐의 고발 건을 1년 가까이 대검찰청에 통보하지 않았다는 혐의(직무유기)를 받고 있다. 특검팀은 공수처가 의도적으로 수사 지연을 도모한 정황을 포착했고, 공수처법에 따라 오 처장이 검사의 범죄 혐의를 인지하면 즉시 대검에 통보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절차를 따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문제의 위증 고발 사건은 송 전 부장검사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해병대 수사 외압 사건과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의 연루 사실을 몰랐다”고 발언하며 불거졌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송 전 검사를 고발했고, 송 전 검사가 2021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으로 이 대표를 변호한 바 있어 ‘몰랐다’는 해명이 위증에 해당한다는 취지였다.
특검팀은 공수처로부터 송 전 부장검사의 위증 사건을 넘겨받아 수사하는 과정에서, 공수처가 해당 고발 사실을 대검에 통보하지 않은 점을 추가로 확인했다. 이에 따라 오동운 처장과 이재승 공수처 차장, 박석일 전 부장검사를 함께 직무유기 혐의로 입건한 상태다.
오동운 처장은 지난 20일 공수처 모든 직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이 사안은 취임 초기에 공수처의 정당한 수사 활동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법적 절차를 통해 충분히 해명 가능하다고 확신하고 있다. 공수처의 명예와 정당성을 지키기 위해 흔들림 없이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특검팀은 공수처의 채상병 사건 수사 방해 의혹과 관련해 김선규 전 부장검사, 송창진 전 부장검사 역시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입건했다. 정민영 특검보는 “공수처의 채상병 관련 수사에 대한 방해 행위가 실제 있었던 정황을 확인했다”며 “조만간 이들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특검팀은 공수처 관계자 진술을 통해, 김 전 부장검사가 총선 전까지 사건 관계자 소환을 자제하라고 지시하거나, 채상병 특검법 본회의 통과를 앞둔 시기에는 거부권 행사 명분을 쌓기 위해 수사 일정을 앞당기려 했다는 의혹도 확보했다. 또한 송 전 부장검사에 대해서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통신 기록 압수수색영장 청구 진행을 방해한 정황도 파악해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과 공수처의 수사 방해 공방이 맞물리면서, 국회와 정치권에서도 관련 논의가 계속될 전망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공수처 직무유기 의혹과 특검 수사 과정의 공정성 등을 다음 회기에서 본격적으로 다룰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