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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2일 만의 승리”…곽빈, 키움전 역투→두산 시즌 첫 승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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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2일 만의 승리”…곽빈, 키움전 역투→두산 시즌 첫 승 신고

조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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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침묵이 끝난 순간, 곽빈은 마운드를 내려오며 땀과 함께 눌러왔던 압박감도 털어냈다. 시즌 초반 부상과 부진, 그리고 팀 내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흔들렸던 에이스는 다시 한 번 야구팬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 잠실 야구장을 가득 채운 두산 팬들은 마운드 위 곽빈의 투혼에 큰 박수갈채를 아끼지 않았다.

 

1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홈경기에서 곽빈은 키움 히어로즈를 상대로 선발 등판, 7⅔이닝 94구 6피안타(1홈런) 3탈삼진 2실점의 호투로 두산의 시즌 첫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해 9월 26일 롯데전 이후 262일 만에 맛본 값진 승리였다. 초기 이닝부터 직구와 변화구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키움 타선을 압도했고, 결정적인 순간마다 볼넷 없는 과감한 승부를 보여줬다.

“262일 만의 승리”…곽빈, 키움전 역투→두산 시즌 첫 승 신고
“262일 만의 승리”…곽빈, 키움전 역투→두산 시즌 첫 승 신고

무엇보다 변화한 곽빈의 투구는 안정감과 책임감이 묻어났다. 67개의 스트라이크와 27개의 볼로 스트라이크존을 집요하게 공략했고, 삼진에만 의존하지 않고 범타를 유도하는 전술적 접근이 인상적이었다. 8회 마운드를 김택연에게 넘길 때까지 흔들리지 않는 모습에 팬들은 오랜만에 에이스의 귀환을 체감할 수 있었다.

 

경기 후 곽빈은 “작년에는 8경기 만에 첫 승을 따냈지만 올해는 3경기 만에 승리를 얻어 다행”이라며 밝은 소감을 전했다. 이어 “늦게 와서 죄송하다. 경기장에 오신 분들께 감사하고, 스스로 다치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그러지 못해 미안했다”며 책임감을 드러냈다. 또한 아직 젊음과 성장 가능성을 강조하며 “두산 팬들이 리빌딩 시즌이라 걱정하지만, 내년에는 더 좋은 모습으로 보답하겠다”고 약속했다.

 

두산은 이날 승리로 중심 투수의 회복과 함께 시즌 분위기 반전의 실마리를 얻었다. 앞으로 이어질 잠실 3연전과 치열한 순위 경쟁 속에서 곽빈의 회복세가 팀 전체에 미칠 긍정적 효과에 팬들의 기대가 모인다.

 

조용히 스며드는 투혼과 내년을 기약하는 다짐. 곽빈의 마운드는 과거와 미래, 그리고 오늘의 환호가 어우러진 자리였다. 두산의 희망과 팬들의 응원은 잠실의 저녁 공기 속에 길게 남았다. 2024 KBO리그의 이야기는 지금도 계속된다.

조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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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빈#두산#키움히어로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