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억대 금품수수·보이스피싱 관리 부실”…여야, 농협 비리·금융사고 질타

윤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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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중앙회의 내부 비리와 금융사고 부실 관리가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10월 24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여야를 가리지 않고 관련 문제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이날 국감에서 국민의힘 이만희 의원은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억대 금품수수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수사기관의 강제수사가 조직의 안정성과 신뢰도에 많은 영향을 미치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임미애 의원 역시 “농협의 자산은 711조 원으로 우리나라 최대 기업인 삼성보다도 많다”며, “그 책임감 역시 무거워야 한다”고 비판을 이어갔다.

보이스피싱 피해와 관련한 농협은행의 부실한 대응도 도마 위에 올랐다. 국민의힘 강명구 의원은 “지역 농·축협의 보이스피싱 피해 건수가 1,783건에 달하고, 대포통장 개설 수 역시 시중은행 대비 현저히 많다”며, “이 때문에 ‘보이스피싱범의 맛집’이라는 기사까지 나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또, 직원 보이스피싱 예방 교육 이수율이 15%에 불과하다고 지적하며 “보이스피싱에 대한 전문성이 담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제대로 대응할 수 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금세탁 우려 역시 거론됐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어기구 농해수위원장은 “2021년 이후 농협은행의 캄보디아 송금액이 3,605억 원으로 늘었는데, 이 중 88%는 한국인 송금이다”며 “단순 노동자 송금이 아니라 범죄 관련 계좌 관리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농협중앙회 조합장 선거 비리와 관련해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은 “전국 조합장 선거법 위반 사례가 4,078명에 달하고, 이 중 60%가 기소됐다”며, “조합장 선거가 정책이나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돈 선거로 변질되고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 민주당 윤준병 의원은 “조합장 선거에서 선심성 기부 공약에 금배지와 금두꺼비 배포 약속 등 대표적 도덕적 해이가 나타나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와 함께, 한국마사회가 높은 전자마권 판매액에도 불구하고 도박 근절 노력이 부족하다는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민주당 임호선 의원은 “지난해 마권 발매액이 6조 5천억 원에 이르렀지만, 마사회의 도박 근절 사업 예산은 계속 줄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마 앱 내 중독 예방 프로그램도 자율에 맡기고 있다”며, “마사회가 도박 근절을 위해 책임을 다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여야 의원들은 농협중앙회와 마사회 등 공공기관에 대해 책임 있는 내부 감시와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국회는 관련 제도 개선과 재발 방지를 위한 후속 논의에 본격 돌입할 방침이다.

윤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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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동#농협중앙회#국회농해수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