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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놀이부터 별빛 음악까지”…도심 속에서 푸는 영주의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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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놀이부터 별빛 음악까지”…도심 속에서 푸는 영주의 여름

윤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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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도심 한복판에서 가족과 친구들이 맨발로 뛰노는 풍경이 부쩍 늘었다. 예전엔 여름 축제라 하면 멀리 여행을 떠나야 했지만, 지금은 나와 이웃이 부대끼는 동네 축제가 일상이 됐다. 낯익은 강변 둔치에 시원한 물소리와 음악이 넘실대는 한여름, 영주시의 ‘시원(ONE)축제’는 그 새로운 여름의 면면을 보여준다.

 

영주 문정동 문정둔치 일원에선 8월 1일부터 5일까지, 물놀이터와 푸드트럭, 먹거리 야시장, 그리고 음악이 어우러진 다채로운 축제가 펼쳐진다. 한낮 가장 뜨거운 시간에도 워터파크존에서는 아이들이 물총을 쏘고, 어른들은 물줄기에 발을 적시며 소소한 해방감을 나눈다. 그러다 잠시, 시원존Ⅰ에서는 지역 음식을 즐기고 시원존Ⅱ에선 가족끼리 체험 부스에 참여하는 풍경도 이어진다. 야시장이 밝아오면 고소한 냄새, 소란스러운 대화, 정겨운 눈빛이 둔치를 채운다.

워터파크 체험부터 야간 뮤직페스티벌까지…‘영주 시원축제’ 경북 영주시에서 열린다
워터파크 체험부터 야간 뮤직페스티벌까지…‘영주 시원축제’ 경북 영주시에서 열린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다양한 프로그램이 더해지며, 영주 시원축제의 관람객은 꾸준히 늘고 있다. 특히 세대를 아우르는 참여율과 지역 상권의 활력은 지역사회가 함께 살아가는 방식을 조금씩 바꾸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도심형 축제의 본질을 “쉼과 연결의 확장”이라 부른다. 지역문화 기획자 이진수씨는 “단순히 즐기러 오는 축제가 아니라, 같은 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안부를 묻고, 서로를 응원하는 자리가 된다”고 느꼈다. “둔치의 밤공기와 수십 개 불빛 아래 익숙한 얼굴이 모이면, 그곳이 새로운 삶의 중심이 된다”고 덧붙였다.

 

방문객 이수진씨는 “아이도 어른도 웃고 떠들 수 있는 축제라서, 일상 속 피로가 사라지는 기분이었다”고 표현했다. SNS에도 ‘#영주시원축제’, ‘#동네축제의맛’ 등 해시태그와 함께 가족의 즐거운 인증 사진이 빠르게 공유된다.

 

이렇게 다 함께 모여 노는 축제는 영주만의 정체성에 현대적 감각을 얹는다. 밤이면 간판 대신 별빛 아래 음악이 흐르고, 도시의 더위가 잦아드는 시간, 모두가 같은 리듬에 몸을 맡긴다. 축제 관계자는 “남녀노소 누구든 와서 어울릴 수 있는, 모두의 추억이 남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작고 일상적인 경험이지만, 시원축제는 도시인의 일상에 색다른 여름 풍경을 선사한다. 삶의 갈증을 문화와 연결로 적시는 축제, 어쩌면 지금 이 변화는 누구나 겪고 싶은 나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윤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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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시#시원축제#문정둔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