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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외출 20분 만에 비극”…부산 아파트 화재로 자매 숨져
사회

“부모 외출 20분 만에 비극”…부산 아파트 화재로 자매 숨져

신민재 기자
입력

부산 기장군의 한 아파트에서 부모가 잠시 외출한 사이 7세와 11세 자매가 화재로 숨지는 참사가 발생하며, 재난 예방 체계의 사각지대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해당 아파트는 2007년 준공된 13층 건물로,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 대상에서 제외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화재는 7월 2일 오후 10시 58분께 부산 기장군 기장읍의 한 아파트 6층에서 시작됐다. 당시 관리소장이 비상경보음과 함께 심한 연기를 목격해 즉각 119에 신고했고, 100여 명의 주민이 건물 밖으로 급히 대피하는 등 현장 상황은 긴박하게 전개됐다. 소방인력 85명과 장비 31대가 투입돼 35분 만에 불길이 잡혔으나, 거실과 중문 앞에서 발견된 두 자매는 이송 후에도 생명을 구하지 못했다. 이 화재로 2,800여만 원의 재산 피해도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불이 난 아파트 내부[부산소방본부 제공]
불이 난 아파트 내부[부산소방본부 제공]

현장 조사 결과, 부모가 외출한 지 20여 분 만에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스프링클러는 없었으나, 자동 화재 탐지설비가 정상적으로 동작했다”며 “추가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주민 100여 명이 대피한 대형 화재였다”고 설명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3일 오전 합동 감식을 통해 발화 원인 및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이 아파트는 2007년 준공 당시 기준에 따라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부산진구에서도 비슷한 화재로 자매가 숨진 사고가 잇따르면서, 스프링클러·화재방지시설 설치 제도의 허점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노후아파트의 소방설비 미비와 야간 시간대 어린이 안전 부재가 반복 참사의 근본 원인”임을 지적했다. 현행법상 2005년 이후 신축된 11층 이상 아파트에만 스프링클러 설치가 의무화돼 있는데, 이 기준마저 사각지대를 남기고 있다는 우려가 크다.

 

경찰은 “세대 내부와 전기설비, 가전제품 등 다방면으로 발화 원인을 종합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산소방재난본부는 “감식 결과를 토대로 추가 대책 마련에 힘쓸 계획”이라고 전했다.

 

사고 직후 주변에서는 고인을 애도하는 추모 물결과 함께, 반복되는 어린이 화재 참사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과 분노가 커지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시민단체는 스프링클러 기준 강화, 야간 어린이 안전교육 확대 등 제도 개선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한편, 부산 아파트 화재와 같은 비극이 재발하지 않도록 사회적 논의와 제도적 보완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확산될 전망이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정확한 화재 원인 규명과 함께, 재발 방지 대책 수립에 집중하고 있다.

신민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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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아파트화재#부산소방재난본부#스프링클러미설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