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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연인이다 김영홍, 자연에 그린 삶의 흔적”…검정 고무신 아래 고요함→재건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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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연인이다 김영홍, 자연에 그린 삶의 흔적”…검정 고무신 아래 고요함→재건의 시간

이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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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햇살처럼 소박하게 시작된 김영홍의 하루는 검정 고무신 끝자락에서부터 자연의 결에 스며든다. 흰머리 너머로 흐르는 산들바람, 손끝마다 남겨진 흙냄새와 바닷물의 감촉은 긴 세월을 담고, 그날의 부엌에는 금빛 들기름과 촉촉한 미나리 향으로 잔잔한 온기가 감돈다. 익어가는 미나리전의 소리, 뽀얗게 끓는 돼지머리 국밥과 남은 고기를 말없이 개들에게 나눠주는 김영홍의 모습에서 자연을 닮은 겸손함과 단단한 평온이 피어난다.

 

이승윤과 나란히 서서 거친 통나무를 다듬고 댓돌 아래의 흙을 고르는 순간, 솟대 세우기의 고된 과정이 오히려 김영홍에게는 확실한 기쁨이 된다. 함께 나무를 세우는 두 사람의 어깨에는 하늘과 땅을 잇는 묵직한 약속이 내려앉는다. 매일 반복되는 노력은 화실 벽면에 잠든 만장의 그림과 버려진 나무로 만든 따스한 조각들에 고스란히 스며든다. 거친 듯 따뜻하게 완성된 조형들은 김영홍만의 삶과 자연, 그리고 하루의 굴곡을 정직하게 담아낸다.

“베이스캠프에 깃든 사연”…‘나는 자연인이다’ 김영홍, 자연에 그린 삶→고요한 재건의 기록 / MBN
“베이스캠프에 깃든 사연”…‘나는 자연인이다’ 김영홍, 자연에 그린 삶→고요한 재건의 기록 / MBN

모양은 달라도, 시간의 흔적은 김영홍의 모든 것에 떠오른다. 한때 무너졌던 인생의 잔해 위에 다시 세운 집, 긴 고비를 건너 미나리잎처럼 건강하게 살아난 오늘이 말해주는 의미는 독특하다. 자연인으로서의 일상은 단순한 자급자족에 머무르지 않고, 매일을 쌓아 올리는 성실한 재건이 돼 뚜렷이 기록된다. 솟대 위로 번지는 하늘빛, 나무결을 타고 퍼지는 햇살, 벽에 채워지는 풍경이 한 편의 조용한 여운을 남긴다.

 

하루를 마무리하는 부엌의 고요와, 손끝에 깃드는 조각품의 따뜻함, 그리고 천천히 쌓아 올린 삶의 무게는 ‘나는 자연인이다’ 김영홍의 집과 닮아 있다. 평범한 자연 속에서 길어 올린 회복과 평온, 그리고 묵묵히 이어가는 삶의 기록은 2025년 6월 11일 수요일 밤 9시 10분, MBN 채널을 통해 시청자에게 의미 깊게 전해질 예정이다.

이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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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홍#나는자연인이다#이승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