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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동물농장 골목의 눈물”…종례 씨, 8년 헌신→길고양이 구조 현장 뒤집힌 진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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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동물농장 골목의 눈물”…종례 씨, 8년 헌신→길고양이 구조 현장 뒤집힌 진심

최하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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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발걸음이 멈춘 골목에서 TV동물농장은 길고양이와 사람의 온기를 따라 조용히 걸었다. 출연자 종례 씨는 아무도 찾지 않는 재개발 지역 한남3구역에서 8년째 고양이들의 안식처를 지켜낼 것을 서약한 듯, 하루도 빠짐없이 빈집들을 돌았다. 밝은 햇살이 비쳐도 수백 채의 폐가는 고요했고, 차오르는 울음만이 골목에 메아리쳤다.

 

지난 20일 방송에서 골목을 떠나지 못하는 고양이들과 그 곁을 묵묵히 지키는 종례 씨의 이야기는 탄식과 안타까움, 하지만 동시에 아늑한 폐허 속의 인간애를 담아냈다. 프로그램 시청률은 길고양이가 밥 대신 사람을 찾아 애타게 우는 순간 5%까지 치솟으며, 시청자들의 마음에 먹먹한 파문을 던졌다. 한남3구역의 시간은 재개발의 가속화 속에 바쁘게 흘렀지만, 고양이들을 위한 구조 활동은 더욱 세심해졌다.

“사람 없는 골목의 울음”…‘TV동물농장’ 한남3구역 길고양이 구조기, 종례 씨의 헌신→5% 시청률 여운 / SBS
“사람 없는 골목의 울음”…‘TV동물농장’ 한남3구역 길고양이 구조기, 종례 씨의 헌신→5% 시청률 여운 / SBS

어미 고양이와 새끼들이 운영진과 활동가들의 손길을 피해 숨바꼭질을 시작하자, 장판 아래에서 미처 발견되지 못한 또 다른 생명이 드러나기도 했다. 구조는 한순간 선택이 아니라, 빈집의 명맥을 이어가는 ‘시간과 인연의 약속’이었다. 줄리 씨를 비롯한 구조 활동가들은 포획틀과 통덫을 동원해, 임신한 어미부터 혼자 남겨진 새끼까지 부드럽고도 치열한 사투를 벌였다. 용산구청의 입양 지원과 건설현장 직원의 협력이 더해져, 용기와 상생의 손길이 골목을 따스하게 감쌌다.

 

특히 중장비 투입이 임박한 15일을 남겨두고 지역 동물보호단체와 자원봉사자들이 힘을 모았다. 감시의 손길이 뻗친 골목 끝에, 늘 종례 씨가 보듬던 고등어와 치즈 형제 고양이도 마침내 안전지대에 안착했다. 어떨 땐 병원으로, 어떨 땐 임시보호처로 떠난 고양이들은 여전히 가족과 사람의 품을 기다리고 있다. 재개발이라는 거대한 변화 앞에 길 위에 남겨질 뻔한 생명과 이를 지키고자 한 사람의 진심이 맞닿으며, 방송은 차갑지 않은 결말로 기억됐다.

 

무심하게 스쳐갈 수도 있는 길고양이의 하루, 그 곁에 오래 머문 종례 씨의 작은 발걸음은 거대한 골목의 역사와도 닮아 있었다. 시청자들은 깊은 울림을 안고 마지막 장면을 지켜봤다. 골목마다, 사람마다 사연은 이어지고, SBS ‘TV동물농장’은 매주 일요일 오전 9시 30분 또 한 번 사람과 동물의 이야기를 만난다.

최하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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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례씨#tv동물농장#한남3구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