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알고싶다, 미라클베이비 충격”...정씨, 선행 뒤 검은 진실→의문 휘몰아친 밤
천진한 미소가 번지던 필리핀 빈민가 골목은 정씨가 내민 약속과 따뜻한 언어로 잠시 숨통이 트였다. ‘그것이 알고 싶다’는 그 위태로운 선을 따라가며, 선행의 그림자가 깊게 드리운 현실과 마주했다. 후원이라는 이름 아래 현지 아이들의 삶을 포장했던 방송의 시선은 한순간, 무너진 신뢰의 무게로 변해갔다.
정씨는 필리핀 현지에서 공부방을 열며 직접 촬영한 현장 영상을 유튜브에 올려, 수많은 후원자들로부터 따스한 응원과 지지를 받았다. 작은 손에 쥐어진 생필품과 따끈한 한 끼, 그리고 ‘미라클 베이비’라 불렸던 한 아이. 연민 어린 시선은 곧 충격적인 현실로 이어졌다. 14살 소녀의 출산 소식, 그리고 아이의 아버지로 쉰다섯 살 정씨가 지목되면서 모두가 믿어왔던 선행의 본질에 균열이 간 것이다.

정씨는 강하게 성폭력이 아니라고 반박했으나, 프로그램은 피해를 부정하는 진술 뒤에 남겨진 어린 소녀의 침묵과 성장의 고통, 그 이면에 쌓인 구조적 피해를 집요하게 조명했다. 필리핀 현지 법, 그리고 아동의 ‘괜찮다’는 진술마저 씁쓸한 논란의 현장이었다. 무엇보다 아이에게 남겨진 상처와 복잡한 감정, 어른들이 만들어낸 억압의 굴레는 쉽게 지워지지 않았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제작진은 또 다른 필리핀 후원 채널을 추적했다. 이번엔 50대 한국인 남성이 13살 아동을 향해 수상쩍은 후원과 만남을 이어 온 사실이 밝혀졌다. 어린 소녀들이 노래와 춤을 선보이는 화면, ‘오빠’와 ‘감사’라는 찬사, 그리고 아무렇지 않게 흘러나오는 성적 암시의 자막과 댓글. 후원은 끈질긴 불편함으로 다가왔다. 제보자는 한 남성의 목적이 오직 특정 소녀만을 향했다고 단언하며 증언을 보탰다.
후원의 탈을 쓴 범죄, 법과 제도의 사각지대, 그리고 외면 받는 피해자들의 처지까지 ‘그것이 알고 싶다’는 알 수 없던 어둠을 적나라하게 파헤쳤다. 아이들을 붙잡는 손길은 왜 윤리의 경계를 무너뜨렸는지, 방송은 다시 본질로 되묻는다. 선의와 위선, 구조와 범죄가 혼재된 현실 앞에서 치열하게 질문을 던진 이 날의 기록은 시청자들의 마음에 오래 남았다.
이번 이야기는 8월 16일 밤 11시 10분,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이어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