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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매매 종목 93% 급락”…거래소, 투자 주의 경고
경제

“정리매매 종목 93% 급락”…거래소, 투자 주의 경고

송우진 기자
입력

올해 1월부터 8월 사이 상장폐지된 코스피·코스닥 종목의 정리매매 기간에 평균 하락률이 92.8%에 달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투자자 손실 위험이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리매매 기간 투자에 초단기 투기세가 집중되고 있으나, 결국 대부분 종목이 휴지조각 신세가 된다고 분석한다. 투자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한국거래소가 4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스팩과 우선주를 제외한 상장폐지 기업 16개사 가운데 자진 상장폐지 1개사를 빼고 15개사 정리매매 직전 거래일 종가와 종료일 종가를 비교한 결과 평균 하락률은 92.8%로 집계됐다. 대유(-40.9%)와 이큐셀(-87.4%)을 뺀 나머지 13개사는 하락률이 90%를 넘었다. 정리매매가 개시되자 초단기 매매와 투기성 매수가 몰렸지만, 결국 대부분 종목은 사실상 무가치해졌다.

정리매매 상장폐지 종목 평균 92.8% 하락…13개사 90% 이상 급락
정리매매 상장폐지 종목 평균 92.8% 하락…13개사 90% 이상 급락

정리매매는 상장폐지가 확정된 종목이 투자자에게 주식 처분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부여되는 특별거래 기간이다. 이 기간에는 상하한가 제한(30%)이 없어 일부 개인과 투기세력이 초단타 매매에 나서면서 변동성이 유독 커진다.

 

실제 엠에프엠코리아 주가는 정리매매 개시 전(6월 9일) 161원에서 다음날 19원으로 88.2% 폭락했다가, 하루 뒤에는 32원으로 반등했다. 그러나 종가 기준 정리매매 종료일에는 3원까지 떨어졌다. 제넨바이오도 유사 흐름을 보였고, 정리매매 개시 전 389원에서 하루 만에 31원(92.03% 하락), 이후 반등 뒤 6원으로 마감했다.

 

이같은 극단적 급등락 배경에는 가격제한폭이 없다는 점이 작용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정리매매에 진입한 종목들은 기존 투자자 보호보다는 투기성 거래가 만연하다”며 변동성 위험을 경고했다.

 

최근 이그룹(옛 이화그룹) 계열사 3곳이 정리매매에 들어가면서 이들 종목도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3일 이화전기는 전일대비 182.61% 뛰었고, 이트론(45.45%), 이아이디(110%) 역시 롤러코스터를 연출했다. 4일에도 이트론이 12.50% 추가 상승한 반면, 이화전기는 39.62% 급락하는 등 불안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정리매매 중인 이화전기, 이트론(각 9일까지), 이아이디(10일까지)는 남은 기간 변동성 확대가 전망돼 투자 주의가 강조된다.

 

개별 종목별로는 대유가 2,300원에서 1,360원으로 40.9%, 조광ILI 732원→43원(-94.1%), CNH 109원→9원(-91.7%), 한송네오텍 1,530원→11원(-99.3%) 등 대부분 낙폭이 90%를 넘었다. 셀리버리(6,680원→16원, -99.8%), 골든센츄리(97원→1원, -99.0%) 등도 마찬가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정리매매 종목의 일시적 반등은 투기성 초단타 매매 결과일 뿐 이미 상장폐지가 확정된 종목으로, 손실 위험이 매우 크다”고 경고했다.

 

향후에도 정리매매가 진행 중인 이그룹 계열사 및 타 종목에서 고수익을 노린 투기 진입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가격 급등락과 종잇장 신세 전락 위험에 유의해야 한다. 시장에서는 정리매매 종목 관련 투자 경계령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송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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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정리매매#상장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