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 후 조사받는 대통령 다섯명, 부끄럽다”…홍준표, 한국 보수진영 신뢰 상실 우려

정치적 위기감이 보수진영 내부에서 다시 번지고 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28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내란특검 조사를 받은 것을 두고 "해방 이후 퇴임 후 조사받고 처벌된 대통령이 다섯명이나 된다"며 "참 부끄럽고 부끄럽다"고 강한 유감을 표했다. 최근 특검 조사라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지는 가운데, 유력 정치 지도자였던 대통령들의 불명예스러운 퇴임 후 전례가 쌓이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 보수진영에 다시금 내상(內傷)이 커진 셈이다.

홍 전 시장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다섯명 모두 한국 보수 진영을 대표하는 사람들이었다"고 밝히며, 보수정치의 구조적 한계를 거듭 지적했다. 그는 "한국 보수 진영이 제대로 된 혁신 없이 재차 국민 신뢰를 받을 수 있겠냐"며 정치적 자기반성과 혁신 필요성에 방점을 찍었다.

또한 홍 전 시장은 "오늘 특검 조사로 조사받는 윤 전 대통령도 재임 중 각종 비리 혐의를 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윤 전 대통령은 문재인 정권의 사주로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을 구속한 검찰총장 출신"이라며, 보수진영을 대표했던 지도자들이 반복적으로 사법 리스크에 몰린 현실을 토로했다.

홍 전 시장은 대선 경선과 관련해서도 다시 날을 세웠다. "대선에 패배하면 윤 전 대통령 부부뿐 아니라 한국 보수진영 모두가 궤멸할 것이라 이미 경선 때 경고했었지만, 사기 경선으로 대선을 망친 그들이 원망스럽다"고 언급했다. 이는 집권당의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 자신이 갖고 있던 불만과 절차적 정당성 문제를 재차 부각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치권에선 홍 전 시장의 작심 발언이 특검 조사라는 중대 정국 변수와 맞물리며 보수 내부 균열 조짐으로까지 확대되는 양상이다. 핵심 지지층 위축과 함께 보수 진영 전반적 신뢰 위기론이 확산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한편 야권 일각에선 혁신 목소리에 동조하는 움직임이 이어지면서, 향후 보수진영 내 쇄신·재편 논의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윤 전 대통령 특검 조사를 계기로, 보수진영의 혁신과 내부 위기론이 정치권 주요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정당 지도부를 중심으로 당 쇄신 방안 마련 압박도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