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통 앞에서 멈춘 순간”…김정빈, 고백과 반전→서장훈의 한마디에 현장 술렁
길거리의 소음과 분주한 일상 속, 김정빈은 재활용이 쌓인 공간에서 누구의 시선도 의식하지 않은 채 페트병 하나하나를 조심스럽게 모았다. 차갑고 투박한 쓰레기통 앞에 선 그의 움직임엔 익숙한 담담함이 깃들었고, "한 번이 어렵지 두 번부터는 자연스럽다"는 고백 뒤에는 삶의 무게를 견뎌온 이만의 묵직함이 흐렸다. 평범한 일상도, 작은 행동도 책임을 품을 때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김정빈은 하버드 케네디 스쿨 졸업 뒤 글로벌 대기업과 연 매출 수천억 원의 철강회사 대표를 거치며 누구나 부러워할 경력을 쌓았다. 그러나 그는 “탈모가 올 만큼 심한 스트레스를 겪었다”며 겉으로 드러난 성공 이면의 부담을 털어놨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재활용 사업에 뛰어든 김정빈은 버려진 페트병을 모아 재생원료를 생산하는 기업을 이끌고 있다. 실제로 총 54억 원 규모의 보상 시스템을 구축해 약 5억 4천만 개 페트병을 시민들에게 환원하며, 환경 변화와 사회적 기여 모두에서 의미 있는 족적을 남겼다. 집행 금액 누적 3조 원을 맡았던 과거의 무게, 연봉 3억 원에 얽힌 책임, 이 모든 화려함을 뒤로한 채 그는 ‘환경에 대한 갈망’과 ‘진짜 나다움’을 좇아 창업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웃집 백만장자’ 속 김정빈의 하루는 여전히 손끝에 밴 노동으로 채워졌다. 강아지와 산책을 하며 페트병을 찾고, 아무렇지 않게 쓰레기통을 뒤지는 일상을 통해 그는 “처음이 가장 어렵고, 그다음은 쉽다”며 자신만의 평온을 나눴다. 그가 개발한 분리수거 로봇은 한 개당 10원을 적립하는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 시민 모두가 일상에서 친환경 가치 실천에 참여할 수 있도록 장을 열었다.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그의 회상에는 인생의 방향성과 가족, 사회 전체를 향한 마음이 고스란히 담겼다.
이날 현장에서는 서장훈의 진지한 질문과 따스한 평가도 빛났다. 서장훈은 “일론 머스크 같은 스타일은 투자자 입장에서 꺼려진다”고 소신을 드러내며, “김정빈의 말투는 차분하고 사짜 느낌이 없다”고 맞받았다. 이어 “아무리 능력자라도 너무 과장된 스타일에는 투자하지 않는다”고 덧붙여, 진정성과 꾸밈없는 태도의 가치를 강조했다. 두 사람 사이에는 사회적 성공에 대한 관점, 그리고 진짜 삶에 대한 고민이 번져 현장의 분위기를 단단하게 만들었다.
김정빈의 조용한 손길과 결연한 표정이 말보다 앞선 답변으로 다가왔고, 버려진 재활용품을 수거하며 흐르는 땀방울 속에는 오랜 집념과 소박한 진심이 스며들었다. 그가 내려놓은 것과 지켜낸 것의 간극은 서장훈의 질문과 맞물리며 시청자들에게 반전의 감동을 자아냈다. ‘이웃집 백만장자’ 9회는 6월 4일 밤 9시 55분, EBS와 E채널에서 방송되며, 각자 인생의 자부심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