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씨, 세계라면축제 현장 붕괴”…궁금한 이야기Y, 의혹의 진실→침묵의 파문
붉은 도시 한복판, 나날이 높아지는 기대 속에 세계라면축제의 문이 열렸다. 회색 구름 사이로 천여 명의 발걸음이 모였지만, SBS ‘궁금한 이야기Y’에 비친 현장은 설렘보다 허무함이 앞섰다. 강 씨가 약속했던 3,500여 종의 라면과 화려한 연예인 무대는 어디에도 없었고, 빈 진열장과 차가운 기다림만이 관람객을 반겼다. 곳곳엔 준비되지 않은 물품과 미지근한 물에 불려야 하는 라면뿐, 허탈함이 깊어져만 갔다.
운영 미숙은 혼선으로 이어졌다. 안내 요원과 안전 인력은 자취를 감췄고, 사람들은 길을 헤맸다. 국산 라면만 나뒹구는 행사장 한켠에선 실망감이 점점 짙어졌다. 관람객의 분노가 쏟아지는 동안, 축제 기간도 제대로 지켜지지 못했다. 무엇보다 충격적인 점은 축제 종료 후에도 남았다. 용역과 납품, 청소와 행사 준비에 참여했던 이들은 약속된 대금을 받지 못한 채, 억대 피해를 호소했다. 시니어 모델들은 일만 남기고 임금은 사라졌다. 축제 공식 사과문에도 책임지는 이의 이름은 없었다.

제작진의 발길은 주최 측 사무실로 이어졌다. 그러나 마주한 관계자들은 “강 씨가 단독 기획했다”며 거리를 두었다. 드라마 OST 가수에서 축제 기획자로 변신한 50대 강 씨는, 이미 남해와 대구 등에서도 유사한 행보를 보였던 인물이다. 행사 시작 전 잠적한 이력까지 더해지며, 의혹의 그림자는 점점 진해졌다. 피해자들은 미지급 임금과 회수되지 못한 상품을 호소했고, 외상 납품의 현실은 더 큰 절망을 안겼다.
제보자와의 만남 끝에 방송은 ‘강 씨의 진짜 의도’를 다시 묻는다. 반복된 갈등과 잠적,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혼돈 속에서 남겨진 사람들은 상처와 분노, 허무한 추억만을 지니게 됐다. 공연장의 환호가 잠잠해진 후에야 드러난 부실과 침묵, 그리고 끝내 확인할 수 없는 주최자의 그림자. 시청자들은 그날 부산에 남겨진 조용한 정적과 무거운 물음표를 함께 느꼈다.
완전히 벗겨지지 않은 진실의 껍질, 그리고 주최자 강 씨의 실체는 방송을 통해 한 겹 더 드러났다. SBS ‘궁금한 이야기Y’는 축제의 이면에서 파생된 혼란과 파장을 깊이 있게 조명하며, 책임의 무게는 누구의 몫인지 묻는다. 해당 방송은 6월 6일 저녁, 시청자 곁에 선명하게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