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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서 세계속으로 자전거 여정”…네덜란드 일상에 파고든 자유→삶의 단면 궁금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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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서 세계속으로 자전거 여정”…네덜란드 일상에 파고든 자유→삶의 단면 궁금증

이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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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빠르게 걷는 걸음을 멈추고 두 바퀴 위에서 세상을 바라본다. KBS 1TV ‘걸어서 세계속으로’는 900회를 맞아 자전거라는 평범한 탈것에 의지해 네덜란드의 일상과 역사, 그리고 소박한 풍경을 다시 그려냈다. 천천히 달리는 바퀴는 암스테르담 사람들의 고요한 생활 속 깊게 스며들며, 시청자들에게 이국의 공기와 삶의 결을 전한다.

 

암스테르담은 100여 개 운하와 수천 개의 다리, 그리고 끊임없이 이어지는 자전거 행렬이 도시를 가득 메우고 있다. 도시의 시작과 끝에 자리한 출퇴근길, 중앙역에 줄지은 수많은 자전거는 단순한 교통 수단을 넘어 네덜란드인의 일상과 문화를 대변한다. 바퀴마다 쌓인 시간은 자유로운 공기가 돼, 여행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풍미를 남긴다.

두 바퀴 위의 자유…‘걸어서 세계속으로’ 네덜란드 자전거 여행→삶의 풍경을 그리다
두 바퀴 위의 자유…‘걸어서 세계속으로’ 네덜란드 자전거 여행→삶의 풍경을 그리다

히트호른으로 시선을 돌리면, 자동차보다 자전거와 나룻배가 익숙한 풍경이 펼쳐진다. 나무다리, 아기자기한 정원, 잔잔한 물길이 어우러진 이 마을에서 자전거는 자연의 일부가 돼 사람들의 하루를 연결한다. 히트호른 주민들의 조용한 미소, 여유로운 바쁜 손길이 물결처럼 마을을 감싼다.

 

중세의 흔적이 묻어나는 위트레흐트에서는 2층 운하가 거리를 가르고, 오래된 돔타워의 그림자가 역사의 단편을 드리운다. 지하에 감춰진 공간과 도시 곳곳에 남겨진 무역의 흔적 역시 잠시 멈춰선 바퀴와 함께 숨을 고른다. 시청자들은 맨 눈으로는 쉽게 보지 못할 숨은 결을 따라가며 도시에 스며든 오랜 세월을 느낄 수 있다.

 

잔세스한스의 풍차 마을에서는 17세기의 시간이 멈춘 것만 같다. 천천히 돌아가는 풍차, 손때 묻은 나막신, 고즈넉한 들판의 색채는 바람과 나무에 녹아 과거와 현재를 잇는다. 여행자의 시선은 먼 곳에 닿아 한 시대의 삶과 고유한 전통에 자연스레 젖어든다.

 

바다와 습지가 어우러진 섬, 텍셀로 향하면 또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140km가 넘는 자전거 도로가 바다 내음과 들판, 목장 곁을 가로질러 자유로움과 안식을 두 손에 쥐게 한다. 사계절이 바뀔 때마다 색이 달라지는 이곳 자연은 여행자에게 쉼과 새로운 질문을 안긴다.

 

‘걸어서 세계속으로’ 900회는 자전거라는 미세한 시점으로 네덜란드 곳곳을 오롯이 담아낸다. 도시의 분주한 아침도, 습지의 정적 마저도 바퀴의 속도에 맞춰 여행의 깊이로 되돌아온다. 수많은 발자국 대신 자전거 흔적이 남긴 삶의 단면들은 화면 밖 시청자들에게 진정한 자유와 새로운 풍경을 묻는다.

 

네덜란드의 숨겨진 여러 도시와 마을, 그리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세세한 순간이 그려질 ‘걸어서 세계속으로’ 900회는 8월 16일 토요일 오전 9시 40분에 방송된다. 천천히, 그러나 진하게 스며드는 두 바퀴의 여행이 시청자를 색다른 세계로 이끌 예정이다.

이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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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서세계속으로#네덜란드#암스테르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