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지, ‘백번의 추억’에서 눈물로 물든 밤”…권해자 속 울음→연대의 빛 번진 순간
잔잔한 미소로 문을 열던 이민지의 권해자는 생의 쓴맛을 지닌 눈물 속에서 숭고한 용기와 연대의 의미를 새로이 엮어냈다. JTBC 드라마 ‘백번의 추억’에서 이민지는 버스 안내양 권해자 역을 맡아, 냉철함과 유쾌함, 그리고 쉽지 않은 현실에 무너지는 인간적 약함까지 깊이 있게 그려냈다. 해자가 동료들에게는 엄격한 군기반장이면서도, 신입 안내양 종희(신예은)와의 팽팽한 신경전 끝에 내비친 위태로움은 존재감의 결을 더욱 두껍게 했다.
그러나 극이 진행되며 해자의 인생 곡선이 크게 휘어졌다. 교통사고로 한쪽 다리를 잃게 된 해자의 모습은 적막과 경계 사이에서 시청자의 숨을 멎게 했다. 수술을 마친 권해자는 “나 안 죽었어”라는 뼈마디 같은 담담함으로 체념과 희망을 거듭 새겼고, 회사의 차가운 책임 회피 앞에서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분노와 좌절을 표현했다.

결국 해자를 위해 안내양 동료들이 손을 맞잡았다. 영례(김다미)를 비롯해, 시위와 파업, 언론 인터뷰까지 밀고 나아가는 안내양들의 굳센 연대가 극을 휘감았다. 해자는 동료들에게 “방장이라 내 마음대로만 굴었는데…”라며 눈물로 고백한 장면으로 묵직한 울림을 자아냈다. 각 인물의 아픔과 희망, 그리고 한순간의 따스함이 포개지는, 깊은 여운의 밤이었다.
동료애와 개인적 약함이 교차한 가운데 이민지 특유의 현실적인 유머가 장면마다 녹아들었다. “담당 선생님이 엄청 미남이다. 잘 꼬셔보려 한다”는 해자의 농담은 극의 긴장 속 한 줄기 환희처럼 번졌다. 다양한 얼굴을 넘나든 이민지의 표정과 진정성 어린 눈동자가 시청자의 기억에 또렷이 각인됐다.
다수의 작품을 통해 탄탄한 내공을 쌓아온 이민지의 연기는 이번 ‘백번의 추억’에서 다시 한번 진가를 발휘했다. 권해자 에피소드는 사회적 이슈와 개인의 서사가 맞물리는 순간, 배우 이민지가 지닌 세밀한 해석력과 집중도로 더욱 빛을 더했다. 용기, 희생, 그리고 다시 일어서는 열망의 메시지가 버스 안내양들의 현실을 넘어 희망으로 번졌다는 점에서, 시청자들 역시 깊은 공감과 감동을 전하고 있다.
한편 ‘백번의 추억’은 매주 주말 저녁 JTBC에서 방송되며, 이민지가 보여줄 앞으로의 변신과 서사적 여운에 기대가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