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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실도 움직였다”…영국, 축구 규제기구 신설→팬·클럽 권한 대격변
스포츠

“왕실도 움직였다”…영국, 축구 규제기구 신설→팬·클럽 권한 대격변

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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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실의 공식 재가가 더해진 순간, 잉글랜드 축구계에 전례 없던 변화의 물결이 일었다. 현지 축구 팬과 세계 언론의 시선은 더 이상 과거의 관행이 통하지 않을 새로운 구조에 쏠리고 있다. 규제의 칼날과 미래의 희망이 함께 숨 쉬는 현장에는, 그라운드의 기억을 지키려는 모두의 의지가 녹아 있었다.

 

영국 정부는 22일 ‘축구 거버넌스 법’을 전격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이날 법안은 왕실의 최종 승인까지 받아 법률로 공식화됐으며, 축구 산업의 재정 건전성과 팬 소통, 그리고 역사의 유산을 보호하는 강력한 거버넌스 체제가 열렸다. 이로써 2021년 논란이 컸던 유러피언 슈퍼리그(ESL) 재참가 방지, 구단 소유주의 자격 검증, 폐쇄형 리그 차단 등이 법적으로 보장된다.

“독립규제기관 신설”…영국, 축구 거버넌스 법 제정 완료 / 연합뉴스
“독립규제기관 신설”…영국, 축구 거버넌스 법 제정 완료 / 연합뉴스

이번 법률은 잉글랜드 남자축구 1~5부 리그 전체를 통제하는 독립기구인 IFR 출범을 핵심 골자로 한다. 정부는 클럽의 재정 규제 강화, 구단주와 이사에 대한 법적 자격 테스트, 팬들의 의사결정권 확대 등을 법에 담았다. 이에 따라, 홈 유니폼과 구단 엠블럼, 홈구장 이전 등 상징적 유산도 보호받는다. 또한 리그 간 공정한 수익 분배를 통해 하위리그까지 지속 가능한 발전을 도모할 수 있을 전망이다.

 

제정까지는 우여곡절도 많았다. 3월 보수당이 비슷한 법안을 발의했으나 5월 조기 총선으로 무산됐고, 새로운 노동당 정권의 재추진으로 논의가 재점화됐다. 단지 정치적 결정에 그치지 않고, 축구 팬들의 목소리와 사회 각계의 요구를 두루 반영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키어 스타머 총리는 “영국 축구를 위한 자랑스럽고 결정적인 순간”이라며, 개혁의 목적이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고, 모든 세대가 즐길 공정한 미래를 열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이제 영국 축구는 첫 독립규제기관 IFR 출범이라는 오래된 꿈을 실현하게 됐다.

 

IRF가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할 올해 하반기부터 현장 반응과 변화의 흐름에 더욱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 잉글랜드 축구의 새로운 거버넌스 시대가 어떤 색채를 띨지, 팬들의 설렘과 기대 속에 평범한 일상이 역사가 되는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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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축구거버넌스법#if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