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그룹 성장 이끈다”…카카오, 하반기부터 서비스 사업화 박차
카카오가 AI 기술을 본격적으로 그룹 성장의 엔진으로 삼으며 사업 전환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정부가 ‘AI 3대 강국’ 드라이브를 거는 가운데, 카카오와 주요 계열사들은 지난해부터 AI 윤리와 리스크 관리, 생성형 AI 플랫폼 개발 등 체계 구축에 주력했다. 2024년에는 대화형 서비스, 금융 챗봇, 맞춤형 추천 등 B2C 중심의 AI 사업을 본격 개시하며 AI 생태계 확장에 나섰다. 증권가 역시 카카오의 AI 전략에 대해 실적·성장세 반등 기대를 내놓고 있어, 하반기 실제 성과 창출이 업계 핵심 관전 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
카카오는 AI 개발과 운영 리스크 관리 프로세스 ‘카카오 ASI’와 생성형 AI 서비스 안전성 검증 체계 ‘카나나 세이프 가드’를 선제 도입했다. 이들 체계는 데이터 편향, 서비스 오작동, 프라이버시 침해 등 AI 활용 시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문제를 식별·통제하도록 설계됐다. 업계에서는 AI 서비스 상용화에 앞서 기술 윤리와 리스크 관리 체계를 확보한 점을 카카오만의 차별점으로 본다.

특히 5월 공개된 AI 대화형 서비스 ‘카나나’는 이용자와의 맞춤형 소통 경험을 제공한다. 기존 챗GPT 등 AI 챗봇이 일대일 응답 중심인 데 비해, 카나나는 단체 대화방에서도 맥락을 읽고 적합한 답변을 제안하는 실시간 AI 메이트가 핵심이다. 3주 단위 UI·기능 개선 업데이트를 진행하며, 정식 출시는 하반기로 예정됐다.
연말에는 오픈AI와 협업해 개발 중인 ‘한국형 슈퍼 AI 에이전트’도 공개될 전망이다. 이 에이전트는 이용자 대신 식당 예약, 일정 추가, 택시 배차, 결제 등 실제 생활 업무를 자동 대행한다. AI 기술이 메신저-금융-콘텐츠-게임 전 영역을 관통하는 생활 플랫폼으로 확장되는 시도다.
계열사별로도 AI 전략 경쟁이 가시화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AI·알고리즘 도입에 따른 8가지 유형의 위험요소 분류 등 사내 AI 윤리 정책을 강화했다. 카카오뱅크는 국내 금융권 첫 국제 AI 경영시스템 인증(ISO/IEC 42001)을 받으며 책임 경영 체계를 마련했다. 또 자체 챗봇 모델 고도화, 금융 데이터 생성·보안 AI 연구 등으로 지난해 전체 상담 업무의 70%를 AI가 담당했다. 최근에는 ‘AI 검색’, ‘AI 금융 계산기’ 등 추가 서비스도 선보였다. 카카오페이는 빅데이터 기반 ‘금융비서’, 소형거대언어모델을 활용한 ‘페이아이’ 상담 서비스, 건강 데이터 분석 기반 맞춤형 보험 상담 등 AI로 금융 접근성을 높였다.
글로벌 빅테크와의 경쟁에서도 차별화 전략이 두드러지고 있다. 카카오의 한국형 AI는 카카오톡 기반 서비스 연계, 국내 특화 자연어 이해력 등에서 미국·중국계 챗봇과 차별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다. 해외에서도 MS, 구글, 애플 등 주요 빅테크가 AI 플랫폼 기반 생활 에이전트, 금융 챗봇을 앞세운 가운데, 국내 IT·금융·콘텐츠 융합까지 포괄하는 카카오의 서비스 확장 전략에 업계 관심이 쏠린다.
AI·데이터 활용 확대에 따른 규제·윤리 이슈 역시 중요 과제로 남아 있다. AI 서비스의 개인정보 활용, 챗봇 데이터 보안, 생성형 AI의 해킹·사생활 침해 가능성 등 제도적 장치가 요구되는 만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금융당국과의 연계 정책, ISO/IEC 인증 취득 등 윤리적 활용 기반 마련이 또 하나의 경쟁력이 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카카오의 AI 전환이 실적 개선 ‘청신호’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본다. 시장 일각은 “AI 기반의 신규 서비스와 메신저 플랫폼의 연계 효과가 본격화되면, 단순 광고·페이 수수료 중심을 넘어서 신사업 매출원이 빠르게 확보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의 AI 생태계 확장과 오픈AI 공동 서비스 등은 에이전트 분야 시장 선점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산업계는 하반기부터 카카오 AI 전략의 실제 시장 안착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