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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웹소설 공식 수어 공개”…카카오엔터, 농문화와 소통 강화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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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웹소설 공식 수어 공개”…카카오엔터, 농문화와 소통 강화 움직임

장예원 기자
입력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농인과 함께 제작한 웹툰·웹소설 분야의 공식 수어(수화 언어) 표현을 대중에 공개했다. 농인 창작자의 주체적 참여를 기반으로 브랜드별 맞춤형 수어명이 탄생하면서, 디지털 문화콘텐츠 영역의 접근성이 한층 넓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수어 웹툰 공개를 ‘문화 다양성·포용성 증진 경쟁’의 분기점으로 해석한다.

 

공개된 공식 수어 표현은 국내 농문화 축제인 ‘제20회 서울특별시 수어문화제’ 현장에서 처음 선보였다. 카카오엔터가 직접 진행한 공모전을 통해 카카오엔터, 카카오웹툰, 카카오페이지 등 3개 브랜드에 특화된 수어명이 선정됐고, 이를 활용한 수어 웹툰도 15컷 분량으로 공개됐다. 수어명 설계 과정에서 브랜드 정체성과 국내 농인 언어 경험을 동시에 반영한 점이 특징이다.

새롭게 확정된 수어별 동작은 시각적 직관성과 함께 브랜드의 고유 이미지를 살렸다. 예를 들어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수어는 대표 자음인 ‘ㅋ’ 지문자(손 모양 기호)로 원을 그린 뒤, 두 손을 가슴 앞에서 위아래로 교차해 ‘웃음’과 ‘즐거움’을 나타낸다. ‘카카오웹툰’, ‘카카오페이지’ 수어도 스마트폰 스크롤, 책 펼침 동작을 상징적으로 결합했다. 기존에는 농인들이 브랜드명을 손으로 한글 자음·모음부터 세세하게 표현해야 했던 불편함이 있었다.

 

특히 이번 공식 수어 도입은 농인 당사자가 창작자로 참여해 공동 제작한 최초 사례에 속한다. 전문가들은 “농인을 위한 공식 브랜드 수어가 상용화되면, 문화 소외 계층의 콘텐츠 접근성과 사회적 소통이 유의미하게 개선될 수 있다”고 진단한다.

 

수어 웹툰은 강여름 작가(카카오웹툰 ‘레인보우’)가 그렸으며, 카카오웹툰·카카오페이지 인스타그램·서울농아인협회 홈페이지 등 디지털 채널을 통해 광범위하게 공개돼 누구나 자유롭게 감상할 수 있다.

 

해외에서도 콘텐츠 기업들이 다문화·다언어 접근 확대를 위해 수어, 자막, 보조기술을 도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미국, 일본 등에서는 영상·출판 분야에서 수어 해설 콘텐츠가 빠르게 보편화되고 있다.

 

카카오엔터는 “공식 브랜드 수어가 농인 고객은 물론, 비장애인과의 문화적 경계를 허무는 ‘디지털 다리’ 역할로 자리잡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업계는 이번 공식 수어 대응이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와 사회적 가치 실현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고 본다.

 

향후 문화콘텐츠 산업에서는 기술 혁신 못지않게, 다양한 사용자 집단의 실질적 접근성과 문화적 포용 여부가 산업 경쟁력의 기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장예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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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엔터#수어#웹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