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패로 최하위 확정”…LG, 챔피언스리그 아시아 조별리그→토너먼트 탈락
마지막 휘슬이 울린 후 코트 위엔 아쉬움만이 짙게 남았다. 창원 LG의 선수들은 끝까지 분투했으나, 공격과 수비 모두에서 아시아 무대의 벽을 실감해야 했다. 챔피언의 자존심을 걸고 나선 이들의 표정에는 노력 끝에 남은 책임감과 미안함이 함께 스며 있었다.
2024-2025시즌 프로농구 챔피언 창원 LG는 2025 국제농구연맹(FIBA) 바스켓볼 챔피언스리그 아시아 조별리그에서 2연패를 당하며 토너먼트 진출에 실패했다.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셰이크 사이드 빈 막툼 스포츠홀에서 열린 조별리그 최종전까지 단 한 번도 승리의 여운을 누리지 못한 채, 9개 참가팀 중 유일하게 조별리그에서 탈락하게 됐다.

LG는 C조 첫 경기에서 대만 타오위안 파우이안 파일럿츠에게 73-89로 패했고, 이어진 2차전에서는 레바논 알리야디 베이루트와의 대결에서 76-103으로 무너지는 고전을 겪었다. 특히 골 득실 -43점이라는 수치는 같은 조의 저장 광샤 라이온즈(중국, -31점)보다 열세였고, 결과적으로 조 최하위가 확정됐다. 반면 B조에서는 일본 우쓰노미야 브렉스, UAE 샤밥 알아흘리, 필리핀 메랄코 볼츠가 모두 1승 1패의 팽팽한 접전 끝에 토너먼트행을 확정지었다.
경기 후 LG의 조상현 감독은 “완전체를 꾸리지 못한 힘든 상황과 시차, 짧은 휴식기 등 여러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선수들이 끝까지 투혼을 보여줘 고맙다”며, “전력 차를 뼈저리게 느꼈던 대회였다. 핑계를 대고 싶지 않다. 한국 대표로 나섰음에도 기대에 못 미친 점, 팬들께 무엇보다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국내 리그 챔피언답게 자존심을 지키려고 애썼지만, 현실의 벽 앞에서 값진 경험과 과제를 얻은 시간으로 남았다. 팬들은 이미 다가오는 KBL 새 시즌에서 LG가 뼈아픈 탈락을 딛고 새 출발할 반전의 서사를 고대하고 있다.
코트에 남은 허전함과 무거운 표정, 그러나 작은 격려 속에서도 무너지지 않는 희망. LG의 새로운 도전은 휴식기를 거쳐 재개될 KBL 무대에서 다시 써내려갈 예정이다. 아시아의 열기와 아쉬움, 모든 순간을 뒤로 한 채, 농구 팬들의 시선은 다시 국내 시즌을 향해 움직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