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길과 맞선 순간”…매튜 매커너히, ‘로스트 버스’ 집단 생환→절박한 구출의 서사
꺼져 가는 해가 산등성이를 더듬던 저녁, 매튜 매커너히의 얼굴에는 집념과 책임감이 스며 들었다. 영화 ‘로스트 버스’는 스쿨버스라는 폐쇄된 공간에서 아이들을 구해야 하는 절박한 사투의 순간을 매섭게 그려냈다. 불꽃이 번진 교정 너머, 매튜 매커너히가 연기한 마이클이라는 이름의 기사와, 아메리카 페레라가 분한 교사가 열린 감정으로 고군분투하는 표정이 스틸 컷 곳곳에 담겼다.
실제 미국 산불 참사에서 영감을 얻은 ‘로스트 버스’는 리지 존슨의 논픽션 ‘파라다이스: 미국 산불에서 살아남기 위한 한 마을의 투쟁’을 원작 삼아, 재난의 중심에서 서로를 부여잡는 아이들과 어른들의 이야기로 심장 뛰는 긴장감을 지핀다. 불길에 휩싸인 스쿨버스 안, 23명의 아이들과 이들을 끝까지 지키려는 어른들의 선택은 한 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불안과 동시에, 작은 희망의 불씨와 맞닿으며 강렬한 집중을 끌어냈다.

폴 그린그래스 감독은 긴박하게 몰아치는 카메라와 현실을 잊게 하는 생생한 연출력으로 ‘로스트 버스’만의 숨가쁜 서사를 완성했다. 이얼 바즈퀫즈, 애슐리 앳킨슨, 스펜서 왓슨 등 각 인물들은 자신의 자리에서 맞서는 용기와 본능, 그리고 잊히지 않을 인간 본성을 드러내 극의 긴장감을 더욱 높였다. 매튜 매커너히가 극을 이끌어가는 사투의 자세와, 아메리카 페레라가 보여준 모성적 따스함은 위태로운 순간마다 깊은 울림을 남겼다.
영화는 단순한 생존담을 넘어 “만약 내 아이였다면, 나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라는 화두를 던지며, 위기의 가장자리에서 번지는 인간애와 선택의 무게를 시험한다. 얼어붙은 버스 차창에 닿는 아이들의 손, 뜨거운 교실을 뚫은 어둠, 서로를 지키겠다는 다짐은 작은 대사와 표정에 절절하게 스며든다. 마을 전체가 대재난에 맞서 떠안아야 했던 책임과 연대, 그리고 울음과 용기를 폴 그린그래스 특유의 치밀한 현장감과 리듬감으로 포착해낸다.
관계자는 “‘로스트 버스’는 절망과 용기, 그 교차점에 선 사람들의 이야기를 가장 뜨겁게 다루는 작품”이라며, 실제 재난의 공포보다 더 깊은 공감과 울림을 전할 것이라고 전했다. 영화 ‘로스트 버스’는 올가을 애플 TV플러스를 통해 전 세계 관객들과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