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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경찰 ‘보이스피싱 합동작전’ 가동”…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 한중 정상회담 계기 협력 강화

배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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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등 초국가범죄 척결을 둘러싸고 한국 경찰과 중국 공안이 손을 맞잡았다. 경찰청은 11월 2일, 전날 경주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보이스피싱 및 온라인 사기에 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과 다이빙 주한중국대사가 대표로 양해각서를 교환하는 장면은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이 직접 지켜봐 이목을 끌었다.

 

양국은 공동 대응체계를 공식화함에 따라, 스캠 범죄단지 관련 정보·증거 수집과 범죄자 검거를 위한 합동 작전에 전면 협력하기로 했다. 또한 피해자 구조와 송환, 범죄자금 추적 및 동결 등 민생안전을 위협하는 초국가적 범죄에 대해 폭넓게 공조한다는 방침이다. 실질적 공조 강화를 위해 ‘한중 공동대응 협의체’도 발족하며, 전담 부서를 통한 상시 협력망을 가동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퍼지는 보이스피싱·온라인 스캠 및 취업 사기, 감금 등은 이제 글로벌 범죄로 확산됐다”며 “한국과 중국 모두 심각한 피해를 보고 있다. 양국 당국은 이 문제를 공동의 사회 안보 과제로 다루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사회적 공분을 불러온 ‘캄보디아 사태’와 같은 사안도 주목된다. 실제로 범죄단지는 캄보디아에 설치돼 있지만 주범은 주로 중국인으로 밝혀졌으며, 이들은 한국·베트남·태국 등 국적을 가리지 않고 피싱 범죄를 저질러 왔다. 조직원 역시 국적이 다양하며, 일부는 스스로 가담했으나 상당수는 범죄단지에 감금돼 범행을 강요당한 사례가 드러났다.

 

범죄 양상이 복잡해지는 상황에서 중국 공안과의 협력 강화는 한국인 피의자 검거·송환, 국내 납치·감금 피해자의 구출 등 실질적 성과로 이어질 전망이다. 경찰청은 “스캠 단지뿐만 아니라 초국가 범죄 전반에 대해 한중 공동 대응을 한층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향후 협력 세부 방안 마련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경찰청은 세부 공조방식과 부속서 체결 등을 논의하기 위해 조만간 중국 공안부를 공식 방문할 계획이다. 유재성 직무대행은 “보이스피싱·온라인 사기는 어느 한 나라만으론 근절이 어렵다. 양국이 긴밀히 협력해 국민 피해를 최소화하고 안전한 사회 구현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정치권은 한중 양국의 실질적 공조가 스캠 등 글로벌 범죄 차단에 얼마나 효과를 낼지 주목하고 있다. 경찰청과 중국 공안은 이번 협약을 계기로 정보·인력·수사망 전방위 협력에 나서며, 향후 한중 공조가 강화되는 흐름에 따라 국제사회의 범죄 대응 체계도 변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배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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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성#시진핑#보이스피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