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는 물론 동화 마을까지”…여름날 인천의 다채로운 풍경 속으로
요즘 인천을 여행하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예전엔 공항이나 항구 도시쯤으로 여겨졌지만, 지금은 바다와 섬, 역사와 체험이 공존하는 여름 여행지의 정석이 됐다.
일상에 지친 이들이 바다를 찾아 떠난다. 봄보다 뜨거워진 햇살 속에서도 월미도의 산책로와 테마파크는 언제나 붐비고, 을왕리 해변에서는 친구들과 가족들이 신나게 바다 액티비티를 즐긴다. SNS에는 월미바다열차에서 찍은 탁 트인 바다 경치, 동화마을의 알록달록한 벽화 앞 인증 사진이 연일 올라온다. 갯벌 체험과 신선한 해산물 맛집, 그리고 도시와 가까운 섬까지—인천의 여름은 그만큼 할 얘기가 많아졌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최근 인천시의 통계에 따르면 월미도와 송월동, 그리고 을왕리 해변 일대 방문객이 지난해 여름보다 크게 늘었다. 특히 가족 단위 체험 관광객과 2030세대 여행자가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무의도처럼 연륙교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섬 지역은 주말 피서 명소로 급부상 중이다. 어린 자녀를 둔 가족들은 강화 루지나 옥토끼우주센터처럼 아이와 함께 모험할 수 있는 체험형 관광지에 흥미를 보이고 있다.
여름철 인천 여행의 매력에 대해 관광 전문가 김민정 씨는 “해수욕, 역사 투어, 로컬 먹거리 등 서로 다른 취향을 모두 만족시킨다는 점이 인천의 경쟁력”이라고 느꼈다. 그러다 보니 연인, 친구, 부모와 아이 누구나 각각의 리듬대로 여행할 수 있어 자연스럽게 ‘취향 존중형 여행지’로 자리 잡았다고 분석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월미바다열차에서 찍은 사진 하나로 올여름 버틸 힘을 얻었다”, “갯벌에 발 담그고 해산물 먹으니 정말 힐링”이라는 공감 어린 리뷰가 이어진다. 어린 시절 동화책에서 본 것 같은 송월동 벽화마을은 “가족여행 사진이 인생샷이 됐다”는 말로 인기몰이 중이다.
휴가는 늘 비슷했지만, 인천을 다시 찾은 이들의 감상은 조금씩 달라졌다. 가까운 도심에서 누리는 이국적 풍경, 바다와 역사가 어우러진 산책, 바쁜 일상 대신 잠깐 머무는 특별한 순간—이런 작은 퍼즐이 모여, 여름을 다시 기대하게 만든다.
작고 사소한 여행 계획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올여름 인천의 다채로운 풍경 속에서, 나만의 속도로 쉬고 싶은 이들에게 이 여행지는 더없이 넉넉한 휴식이 돼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