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궤도 경사 극대기”…한국천문연구원, 18년 만의 최저 고도 보름달→천문현상 해석
2024년 6월, 천문현상 분야에 새로운 이정표가 세워진다. 한국천문연구원은 올해 6월 12일 0시 48분, 국내에서 관측되는 보름달의 고도가 23.27도에 머물며 2006년 이래 18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현상은 달의 궤도가 지구의 천구 적도에 대해 최대 각도로 기울어지는 주기와 절묘하게 맞물린 결과로, 천문학계는 이를 ‘메이저 루나 스탠드스틸(Major Lunar Standstill)’로 명명하고 있다.
과학적 배경을 살피면, 달의 궤도 기울기는 약 5도를 유지하지만, 태양의 중력장 변화에 따라 궤도면 자체가 18.6년 주기로 회전한다. 이 주기의 극대기에 접어든 시기에는 보름달이 동지·하지 등 태양 황도의 이례적 경로와 교차하며, 달이 지평선 가까이, 혹은 하늘 가장 높은 곳에 뜨는 경향이 극대화된다. 2024년 하지 시점에 관측되는 보름달 역시 낮게 걸려, 대기층 산란에 따라 주황빛·노란빛을 띠는 ‘달 착시’가 강조될 것으로 분석된다.

천문현상은 문화적 차원에서도 해석된다. 고대 유적지인 스톤헨지에 내재된 설계 원리가 이러한 달 궤도 경사 극대기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점도 학계에서 조명되고 있다. 한편, 6월의 보름달은 북미 원주민 전통에서 스트로베리 문(Strawberry Moon), 유럽에서는 로즈 문·허니문 등 농경 주기가 반영된 명칭으로 불린다. 한국천문연구원은 향후 2043년경에야 이와 유사한 현상이 재현될 것으로 전망하며, 금번 관측의 천문학·과학·문화적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달의 주기성과 우주 환경의 다층적 영향이 교차하는 시기, 이 한밤의 경이로움은 단순한 시각적 아름다움을 넘어 천문연구와 인류 문화사의 깊은 맥락을 환기시키는 계기가 될 것임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