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심은 정청래, 의심은 박찬대”…민주당 전당대회 앞두고 계파·의원 간 지원 경쟁 격화

더불어민주당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정청래 의원과 박찬대 의원이 맞붙으면서 당 내부에서는 계파·의원별 지원 경쟁이 거세지고 있다. 두 사람이 여권을 대표하는 집권 여당 대표 경선을 준비하면서 현역 의원들은 각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집결하거나 당직을 내려놓는 등 분주한 움직임을 보였다.

정청래 의원과 박찬대 의원은 7일, 후보자 등록일(오는 10일)을 앞두고 전국 각지에서 당원들과 접촉을 넓히는 데 주력했다. 정 의원은 주말 동안 경남과 호남을 돌며 세 확장에 나섰고, 이날은 친여 권 유튜브 방송에 출연했다. 박 의원은 호남에 머무르며 광주에서 당원 간담회를 열었으며, 지난 5일부터 ‘호남 일주일 살기’ 일정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전당대회를 앞두고 영남, 호남 등 지역 행사에는 평소보다 많은 현역 의원들이 동행하면서 세 결집 분위기가 강하게 감지됐다. 여기에 더해 원내대변인, 대변인 등 당직을 내려놓고 직접 캠프에 합류한 사례도 등장했다. 최근에는 한민수 의원이 정청래 의원을 위해 당 대변인직을 사퇴했고, 노종면 의원 역시 박찬대 의원을 밀착 지원하면서 여러 행사를 함께하고 있다.

구도는 ‘당심’에서 정청래, ‘의심’(의원들의 마음)에서 박찬대가 우세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국갤럽이 7월 1일부터 3일까지 전국 성인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 12.1%) 정청래 의원이 32%, 박찬대 의원이 28%를 기록했다. 민주당 지지층 내에서는 정청래 47%, 박찬대 38%로 정 의원이 앞섰다.

그럼에도 양측은 결코 구도가 단순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정청래 캠프 측은 “의심에서도 결코 밀리지 않는다”며, 박찬대 의원에 쏠렸다던 의원 지지 구도가 사실과 다르다고 재차 강조했다. 반면 박찬대 캠프는 “당대표 출마 준비 기간 및 지지 고관여층 특징이 반영된 숫자”라면서 “후보 등록 이후 양상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응수했다.

각각의 진영은 일정에도 적극 동행하며 힘을 보태고 있다. 전날 정청래 의원은 광주 출판 기념회에서, 박찬대 의원은 여수 호남 당원 콘서트에서 각각 대규모 의원 지원사격을 받았다. 호남 중진 박지원 의원은 양측 행사 모두 참석해 중립을 표명했다.

정청래·박찬대 의원 모두 친명(친이재명)계임을 감안해 상대 진영에 대한 직접 공격은 최소화하며 ‘아름다운 경쟁’을 강조하고 있다.

이번 전당대회에서는 김민석 국무총리 사퇴로 공석이 된 최고위원 선거도 함께 치러진다. 이미 친명계 초선 황명선 의원(충남 논산시계룡시금산군)이 공식 출마의사를 밝혔으며, 9일 선언이 예정돼 있다. 황 의원은 “이재명 정부 성공을 위해 최고위원에 도전한다. 국민주권과 당원 주권에 힘쓰는 여당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민주당은 10일 후보자 등록을 마치고, 19일부터 지역별 순회 경선에 들어간 뒤 다음 달 2일 최종 전당대회를 개최한다. 정국 주도권을 둘러싼 향후 당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