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연속 톱5 질주”…최혜진, LPGA 마이어 클래식→시즌 첫 우승 도전
잔잔한 산들바람 너머로 피어난 고요한 긴장감, 경기장 어디를 둘러봐도 최혜진의 눈빛에서는 흔들림을 찾기 어려웠다. 최근 3개 대회 연속 톱5에 오르며 시선을 사로잡은 그는, 다시 한 번 글로벌 무대 최전선에 당당히 섰다. LPGA가 간직한 '마이어 클래식'의 새로운 주인공이 될 수 있을지, 골프 팬들은 그의 한 걸음 한 걸음에 마음을 기울였다.
LPGA 투어 마이어 클래식은 미국 미시간주 벨몬트의 블라이더필즈 컨트리클럽에서 총상금 300만달러를 두고 열린다. 13일부터 16일까지 펼쳐질 시즌 내 강력한 이벤트이자, 메이저 대회 전초전으로 평가받고 있다. 세계 랭킹 상위권 주자들이 대거 불참한 가운데, 주목받는 선수들의 출전 소식에 현지의 긴장감도 높아졌다.

무엇보다 최근 페이스가 돋보이는 최혜진이 관심의 중심에 섰다. 5개 대회 중 3회 톱10에 들었고, 최근 2개 대회에선 연속으로 톱5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US 여자 오픈 공동 4위라는 굳건한 성적으로 예사롭지 않은 기세를 입증했다. 이번 무대에서 그가 시즌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을지, 골프계의 시선이 쏠린다.
임진희, 안나린, 김아림, 양희영, 신지은, 이미향, 이소미, 전인지, 이미림, 박성현, 이정은 등 국내외 무대에서 활약 중인 한국 선수들도 대거 출전했다. 임진희는 직전 숍라이트 클래식 공동 5위 등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미림은 2년 만에 LPGA로 복귀해, 박인비에게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했던 2014년의 추억을 다시 떠올리게 하고 있다.
이번 시즌 LPGA 14개 대회에서 김아림, 김효주, 유해란이 각각 한 차례씩 우승을 거둬 한국은 3승을 기록 중이다. 유해란과 김아림은 시즌 2승 고지에도 도전하고 있다.
우승 문턱에서 기다리는 라이벌도 만만치 않다. 디펜딩 챔피언이자 세계 랭킹 7위인 릴리아 부, 세계 6위 해나 그린, 최근 3년간 이 대회에서 1승 2회 준우승을 거둔 리오나 머과이어 등이 저마다의 기록과 자존심을 내세웠다. 릴리아 부는 지난해 부상투혼 끝에 극적인 연장 승리를 일궈내 기억을 남겼고, 해나 그린은 올 시즌 세 번째 톱10에 도달했다. 머과이어는 마이어 클래식의 강자로 자리매김하며 이번에도 강력한 우승 후보로 손꼽히고 있다.
다음 주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을 앞두고 펼쳐지는 이번 대회는 한국 선수들의 시즌 4승 달성, 그리고 LPGA 투어 판도 변화의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각기 다른 서사와 목표를 지닌 선수들이 맞붙으며, 팬들의 시선은 또 한 번 그린 위에서 일어날 인간극장에 머문다.
무더운 날씨 속에서도 한 타 한 타에 진심을 담는 이들의 모습에서 결국 스포츠의 의미를 다시금 묻게 된다. 미국 벨몬트의 초여름 하늘 아래, 마이어 클래식이 남길 위대한 기록과 작은 감동은 LPGA 투어를 따라가는 골프 팬들의 기억에 오래 남을 것이다. 이번 경기는 오는 13일부터 16일까지 현지에서 생생하게 펼쳐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