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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 역사와 자연을 걷는다”…경주 여행, 가족과 함께 머무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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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 역사와 자연을 걷는다”…경주 여행, 가족과 함께 머무는 시간

박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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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를 찾는 여행자의 발걸음은 점점 더 여유로워졌다. 과거엔 문화재 답사만의 도시로 여겨졌지만, 지금은 자연 속 산책과 가족 모두의 체험이 어우러진 여행지로 거듭나고 있다. 조용한 연못의 밤 풍경과 함께, 아이들의 환호성, 그리고 푸른 숲길이 어우러진 여행의 풍경은 그만큼 일상에 작은 변화를 불러온다.

 

요즘 SNS에는 동궁과 월지의 노을 아래 찍은 사진과, 경주 버드파크에서 앵무새와 교감하는 인증샷이 자주 올라온다. 첨성대와 대릉원의 솔숲에서 신라의 내음을 느낀다는 이들도 많고, 감포 송대말등대의 시원한 동해 바닷바람을 기록한 글들도 빼놓을 수 없다. 가족 단위 관광객 사이에서는 동물원과 국민힐링파크, 식물원 체험, 이색 박물관 탐방 일정이 인기를 얻는 분위기다.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경주보문관광단지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경주보문관광단지

이런 변화는 여행객 연령과 구성의 다양화 통계로도 나타난다. 한국관광공사가 집계한 최근 자료에 따르면, 3대 가족여행과 부모-유아 동반 나들이 비중이 크게 늘었다. 뿐만 아니라 박물관, 휴양림, 정원 등 안정적이고 체험 위주의 관광지 선호현상도 두드러졌다. 그만큼 경주는 단지 유적 관람지를 넘어, 머무르는 여행지로 의미를 바꾸고 있다.

 

문화유산 해설사 최재문 씨는 “신라의 기억을 품은 장소도 좋지만, 숲과 바다, 동물, 식물 등을 가까이 느낄 수 있어 가족 모두의 추억이 더 쉽게 쌓이는 것 같다”고 느꼈다. “진짜 여행의 본질은, 누군가와 오래 기억하는 순간을 쌓는 데 있다”고 덧붙였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월정교 야경 보고 감동했다”, “버드파크에서 아이가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었다”, “자동차박물관에선 남편도 동심으로 돌아갔다”라는 공감들이 이어진다. 여행이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일상에서 머무는 방식, 느리게 내 안을 돌아보는 시간이라는 데 많은 이들이 뜻을 모으고 있다.

 

경주의 대표 명소들은 저마다의 이야기와 경험을 선물한다. 세계문화유산 유적지 옆에서 자전거를 타고, 숲길에서 심호흡을 하며, 이름 모를 동물과 잠깐 눈을 맞추는 순간들은 우리 삶의 리듬을 살짝 바꿔놓는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가족과 함께 머무는 이 시간들은 분명히 우리 삶에서 오래 기억될 경주의 한 장면이다.

박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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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동궁과월지#경주버드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