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금연의날이 던진 화두”…WHO, 폐질환 비상경고→예방·관리 전략 재조명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세계금연의날이 다시 한 번 폐 건강의 본질적 가치를 환기시키고 있다. 흡연의 만연과 이로 인한 폐질환의 증가는 21세기 공중보건을 위협하는 현안으로 부상했으며, WHO는 폐암과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심각한 호흡기 질환의 근본 예방책으로 금연 실천을 최대 과제로 선포했다. 이 같은 흐름은 의료계와 공중보건 분야에서 폐 건강 관리를 위한 다각도의 행동 전략이 확장되는 결정적 계기로 작동하고 있다.
담배 연기는 7,000여 가지 유해 물질을 포함하고 있으며, 이 중 70여 종이 발암 물질로 식별된다. 대한폐암학회와 WHO 자료에 따르면, 흡연은 폐포의 구조적 손상을 일으켜 산소 교환 능력을 약화시키고, 근원적인 호흡 곤란 및 생명 단축을 유발한다. 간접흡연 또한 직접흡연에 못지않은 유해성을 보유하며, 담배의 형태에 관계없이 폐 손상의 위험은 상존한다. 최근 급증하는 전자담배 역시 니코틴 의존성 및 기타 유해 성분에서 안전지대를 제공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된다. 금연의 생리학적 효과는 신속하게 발현된다. 금연 시작 20분 이내 혈압과 맥박 안정, 12시간 후 혈중 일산화탄소 정상화, 금연 2주~3개월 후 폐 기능의 향상 그리고 1년 뒤 심장질환 위험의 절반 감소까지 임상시험 결과로 입증된 바 있다. 금연 개시 연령에 따라 생존 연장 효과 역시 확연하다. 미국국립보건원(NIH) 및 국내 연구 데이터에 따르면, 25~34세 금연 시 생존 기간이 최대 10년 연장되고, 연령이 높을수록 그 폭은 감소하지만, 어느 시점의 금연도 치명적 합병증의 위험을 현저히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연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선 약물치료와 상담 치료가 병행돼야 한다는 의학계 견해가 주를 이룬다. 대한금연학회는 금연 클리닉 이용자의 6개월 금연 성공률이 41%, 금연상담전화 이용시 1년 성공률이 30%에 달한다고 밝혔다. 현대도시는 미세먼지 및 각종 실내외 오염원에 직면해 있어, 환기, 공기청정기 이용, 외출 시 마스크 착용 등 환경적 관리도 폐 건강 증진에 필수적으로 제언된다. 균형 잡힌 식사와 항산화 영양소, 오메가-3 지방산 섭취 등 식이요법 또한 폐 염증 완화와 기능 회복에 긍정적임이 연구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 정기적 폐 기능 검사와 저선량 흉부 CT는 조기 진단과 예방의 관건으로 부각된다.
예방 접종 또한 오늘날 폐 관리의 핵심적 요소로 재조명된다. 독감 및 폐렴구균 백신은 감염성 질환으로 인한 2차 폐 손상을 억제하는 효과를 인정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폐가 ‘침묵의 장기’임에도 한번 손상되면 회복이 어려운 특성을 지녔기에, 금연과 선제적 건강관리가 장기적 수명 연장의 필수조건임을 강조하고 있다. WHO는 폐 건강 보호가 단순한 개인의 결단을 넘어 지역사회, 국가적 차원의 종합 대책으로 승화돼야 함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