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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 입당 요청 정황 드러나”…김건희, 통일교 연계 특검 수사 확대
정치

“집단 입당 요청 정황 드러나”…김건희, 통일교 연계 특검 수사 확대

신민재 기자
입력

김건희 여사가 2023년 3월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를 앞두고 통일교 측에 조직적인 당원 가입을 요청한 정황이 특검 수사로 드러나면서, 정치권의 파장이 커지고 있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통일교가 지원을 대가로 대통령 측에 각종 현안을 청탁한 과정까지 추적하며 사실관계 규명에 나선 상황이다.

 

연합뉴스가 입수한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모 씨의 공소장에는 한학자 총재가 지난 2019년부터 ‘국가가 자신의 뜻에 따라 운용돼야 한다’는 정교일치 노선을 강조했고, 이를 위해 ‘제5유엔 사무국 한국 유치’ 등 활동을 펼쳤다고 적시됐다. 윤 씨는 2022년 대선을 앞두고 교단에 우호적인 후보를 찾는 한 총재 지시에 따라 윤석열 당시 후보를 적임자로 보고 정책적 협의를 본격화했다.

출처: 연합뉴스
출처: 연합뉴스

특검 조사 결과, 윤 씨는 2022년 1월 권성동 의원을 만나 “윤석열 정권이 통일교 프로젝트를 국가 정책에 반영해주면 집단 투표와 자원 투입으로 대선을 돕겠다”며, 정치자금 1억원도 건넸다. 이후 권 의원은 한 총재가 있는 경기도 가평군 천정궁을 방문해 “앞으로 윤 후보를 돕겠다”는 의사를 직접 밝혔다.

 

윤석열 후보가 당선된 이후에도 통일교의 조직적 지원이 이어졌다. 특검팀은 2022년 11월 초순 김건희 여사가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통해 윤 씨에게 “통일교 교인들을 국민의힘에 입당시켜 권성동 의원을 당대표로 미는 방안”을 요청했다고 판단했다. 공소장에는 윤 씨와 김 여사가 대선 전부터 전 씨를 매개로 긴밀히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특히 윤 씨는 대선 직전, 교단 고위 간부로부터 “전성배가 김 여사와 두터운 친분을 맺고 있고, 정권에서 영향력이 상당하다”는 말을 듣고 전 씨를 소개받았다. 이후 김 여사가 직접 ‘대선을 도와줘서 고맙다’며, 한 총재에도 인사를 전해달라고 연락한 사실도 드러났다.

 

특검팀은 이 같은 정황 토대로, 윤 씨가 권성동 의원과의 라인 외에 전성배-김건희 여사 쪽을 통해 별도의 ‘청탁 창구’까지 운영한 것으로 파악했다. 김 여사에게 샤넬백 등 물품이 전달된 배경 역시 이 과정의 한 축인 것으로 보고 있다.

 

정치권은 특검 수사 확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여당은 “과장·왜곡된 주장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내면서도, 야권은 “권력형 특혜 의혹이 심화되고 있다”며 정면 대응을 예고했다. 전문가들은 “청탁 창구 이원화와 대가성 지원 정황이 추가로 드러난다면 정치권 전체 파장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통일교 조직 결집 과정, 자금 흐름, 인맥 연결 구조 등 전방위 수사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국회 역시 향후 파장에 따라 청문회 개최 등 본격적인 진상 규명 논의에 나설 전망이다.

신민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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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통일교#특별검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