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트리플A 강속구 재기”…고우석, 잭슨빌 무실점 신고식→김하성과 만남 무산
스포츠

“트리플A 강속구 재기”…고우석, 잭슨빌 무실점 신고식→김하성과 만남 무산

이도윤 기자
입력

낯선 잔디와 관중의 시선에도 고우석의 어깨는 묵직하게 움직였다. 데뷔 첫 무대였지만 그는 타자들의 배트를 긁어내는 특유의 빠르고 단단한 강속구로 잭슨빌 홈 구장을 가르며 마운드에 오르는 순간을 다시 꿈꿨다. 팬들의 기대를 모았던 김하성과의 만남은 아쉽게 무산됐으나, 22개의 힘 있는 공 사이로 복귀를 향한 갈망이 조용히 번졌다.

 

7일 미국 플로리다주 잭슨빌 비스타 볼파크에서 열린 마이너리그 트리플A 홈경기에서 잭슨빌 점보슈림프는 더럼 불스와 승부를 벌였다. 8회초, 팀이 0-7로 뒤진 상황에서 네 번째 투수로 나선 고우석은 1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자신의 몫을 다했다. 직구 최고 시속은 150.5㎞를 찍었고, 총 22개의 공을 던지며 불펜의 마지막 불씨를 지펴냈다.

“트리플A 첫 무실점 투구”…고우석, 잭슨빌 데뷔전 1이닝 호투→김하성과 맞대결 불발 / 연합뉴스
“트리플A 첫 무실점 투구”…고우석, 잭슨빌 데뷔전 1이닝 호투→김하성과 맞대결 불발 / 연합뉴스

고우석은 지난해 마이애미로 트레이드된 후 방출 위기를 딛고 마이너리그에서 재기를 꿈꿔왔다. 시즌 초 손가락 부상 탓에 루키리그에서 첫 공을 던졌던 그는 이날까지 8경기에 등판, 1패 평균자책점 5.06을 기록하며 서서히 페이스를 올렸다. 이번 무실점 데뷔전은 그의 자신감과 의지를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코리안리거 맞대결로 주목받았던 김하성은 컨디션 회복 단계에 접어들며 이날 출전 명단에서 빠졌다. 지난해 어깨 수술 이후 재활에 매진해 온 김하성은 마운드에서 서는 날을 조용히 준비하고 있다.

 

피칭마다 진심을 담은 고우석의 표정, 소리 없는 응원으로 스탠드를 채운 팔짱 낀 팬들, 푸른 하늘 아래 서로를 응시한 구장 풍경은 누구에게나 새로운 내일을 꿈꾸게 한다. 남은 시즌 잭슨빌이 기대하는 건 그의 건강한 일상과 기록, 그리고 언젠가 이뤄질 코리안리거들의 투타 대결일지 모른다. 마이너리그 트리플A 경기는 매주 주말, 잭슨빌 홈구장에서 그들의 노력을 지켜볼 수 있다.

이도윤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고우석#잭슨빌#김하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