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도 무더위엔 계곡으로”…거창 자연 속 피서, 올해도 여름 대세

요즘처럼 34도까지 치솟는 한낮, 거창의 자연 속에서 피서를 보내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예전엔 단순한 놀이나 여행으로 여겼던 계곡 나들이가, 이제는 더위를 식히며 삶의 균형을 찾는 일상이 됐다.

맑은 하늘과 뜨거운 햇살이 이어지는 7월 초, 거창은 아침저녁으로 선선하지만 낮엔 폭염에 가까운 더위가 쏟아진다. 이런 날씨엔 바람이 서늘하게 부는 숲과 깨끗한 계곡이 현지인과 여행객 모두에게 단연 인기다. 대표적으로 용추계곡은 금원산 자락에 흐르는 차가운 물과 바위 그늘, 울창한 숲으로 피서의 정석을 보여준다. 계곡수에 발 담그고 바위 아래서 쉬는 모습, 간단한 피크닉을 즐기는 가족들, SNS에는 이곳 물놀이 인증샷이 연일 오르고 있다.

수승대 관광지도 요즘 같은 날씨면 자녀와 함께 찾는 가족 여행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맑고 잔잔하게 흐르는 계곡물, 전통 정자와 누각이 어우러져 있어 자연 안에서 문화와 역사를 함께 누릴 수 있다. 아이들은 물놀이에, 어른들은 한옥 건축과 조선시대 유산 관람에 시간을 보내며 계절의 변화를 만끽한다.

숲길을 거닐며 힐링을 찾는 사람들도 많다. 거창항노화힐링랜드는 편백나무 숲과 산림 치유시설로 잘 알려져 있다. 산림욕과 명상 프로그램, 느린 산책길에서 한적함을 누리는 방문객들 목소리엔 “더운 날일수록 나무 그늘과 숲 내음이 그립다”는 솔직한 소감이 이어진다.

이런 변화는 숫자와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휴가 시즌이 시작되면서 거창 계곡과 산림휴양시설엔 타지역보다 가족 단위 예약과 방문자 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 현지 상인은 “용추계곡 같은 곳은 평일에도 이미 주차장이 가득 들어선다”며 여름 자연의 힘을 실감했다.

전문가들은 이 흐름을 ‘자연 속 회복 본능’이라 부른다. 한 산림치유 지도사는 “숲과 계곡은 기온을 낮추고, 사람의 긴장을 푸는 효과가 확실하다. 잠깐이라도 자연 속에 머무는 것만으로도 올여름 피로와 답답함이 덜어진다”고 전했다.

커뮤니티 반응도 흥미롭다. “이젠 에어컨보다 계곡, 실내보다 숲”이라는 경험담, “자연 피서는 올해 여름의 필수 코스”라는 댓글이 많다. 그만큼 날씨가 덥고, 집 밖을 벗어나 자연에서 에너지를 충전하는 일이 일상이 돼가고 있다는 뜻이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그 안엔 달라진 여행 감각이 담겨 있다. 거창의 계곡과 숲은 올해 여름, 더위를 피하면서 삶의 리듬을 새로 맞추고 싶은 이들에게 특별한 피서지가 돼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