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관세 완화 여파에 인플레 불안 진정”…뉴욕 연방준비은행, 미국 소비 심리 회복→시장 기대 증폭
뉴욕의 아침바람이 오랜만에 경제적 온기를 실어 나른다. 세계 금융의 심장부, 월가가 숨죽인 채 임박한 전환점을 기다리는 가운데, 2025년 초여름 미국 사회는 조심스런 안도감과 새로운 기대감을 함께 품고 있다. 바로 뉴욕 연방준비은행의 소비자 기대 설문조사 결과가 인플레이션 불안의 그늘을 서서히 걷어내고 있는 까닭이다.
이번 5월 발표된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들이 내다본 1년 후 물가상승률 전망은 3.2%로, 4월 3.6%에서 한결 낮아졌다. 3년 후, 5년 후 중장기 전망 역시 소폭 하락세를 기록했다. 이 같은 변화의 중심에는 미중 양국의 결정적인 협상 테이블이 있었다. 90일 간 관세를 대폭 인하하기로 전격 합의하면서 그간 소비자들의 마음을 짓눌렀던 인플레이션에 대한 두려움이 한 숨 덜어진 것이다.

미국 시민들은 물가와 일자리라는 두 개의 저울에 삶의 무게를 싣고 살아왔다. 올 초부터 이어진 가격 상승에 대한 경계심에도 불구하고, 금번 관세 인하 결정은 향후 생계에 대한 불확실성을 누그러뜨렸다. 조사에서 1년 내 실직 우려 역시 완만하게 낮아진 가운데, 미국 사회는 고용시장에 드리웠던 불안의 그림자를 걷어낼 실마리를 엿보고 있다.
가계 재정의 전망도 서서히 밝아진다. 1년 내 재정 상태가 악화될 것이라는 응답률이 줄고, 신용 접근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 또한 낮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최소한의 부채 상환도 불가능할 것이란 두려움은 지난 1월 이후 최저치에 머물렀고, 증시 전망 역시 12개월 후에는 더 오를 것이라는 낙관적 응답이 늘었다. 이는 미국 증시에 깃든 기대 심리가 서서히 확산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의 맥박은 아직 조심스럽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 채택된 관세 정책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다음 주 열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시장 참가자들은 기준금리 동결을 주요 시나리오로 삼으며 관망하는 분위기다.
미중 무역 정책의 향방, 글로벌 인플레 악화 또는 완화에 대한 기대 변동성이 미국의 소비는 물론, 환율·자산시장 동향에까지 잔잔한 파문을 불러올 운명적 열쇠가 될 수밖에 없다. 투자자와 가계, 기업 모두가 숫자 너머의 감각을 세우며, 새로운 질서의 여명 속을 탐색하는 지금이다. 세계 경제의 나침반마저 다시 북쪽을 찾고자 애쓰는, 절묘한 전환의 계절임을, 뉴욕은 오늘도 고요히 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