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안타로 존재감 과시”…이정후, 침묵 깨고 애리조나전 부활→팀 연패 탈출 신호탄
가벼운 미소 이면에 깃든 불굴의 각오가 빛을 발했다. 연이은 부진의 그늘 속에서도 이정후는 포기하지 않았다. 애리조나 체이스 필드의 밤, 고요했던 흐름을 갈라내는 3안타의 타격쇼가 팀에 값진 승리를 안겼다.
이정후는 7월 3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원정 경기에 5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3안타 1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했다. 이틀 전 명단 제외라는 아픔을 딛고 터진 3안타는 경기 내내 관중들의 기대감을 키웠다.

눈에 띄는 활약은 2루타와 3루타를 연거푸 만들어내며 팀 내 그간의 침묵을 단숨에 씻어냈다. 만약 마지막 타석에서 홈런마저 터졌더라면 KBO 출신으로는 추신수에 이은 메이저리그 사이클링 히트라는 진기록의 주인공이 될 뻔했다. 그러나 9회초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나며 기록 달성엔 아쉬움을 남겼다.
경기 후 현지 중계와의 인터뷰에서 이정후는 “감독과 동료들, 팬들의 격려 덕분에 자신감을 되찾았다”며 소중한 마음을 전했다. 마지막 타석을 맞은 심경에 대해 “팀 득점이 더 중요했기에 단타를 노렸다. 투수의 볼이 까다로웠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팀이 연패에서 탈출해 “새롭게 시작하는 경기를 승리로 마쳐 다행”이라고 강조했다.
한때 시즌 초반 1번 타순에 자리했던 이정후는 최근 순서가 조정됐으나, “타순보다 내 몫을 다하겠다”고 말해 자신감을 드러냈다. 경기 전까지 이정후는 6월 한 달간 0.143의 침체된 타율과 함께 시즌 타율도 0.240으로 하락하면서 힘든 시기를 겪었다. 그러나 이날 3안타 경기는 그에게 반전의 시그널이자 도전의 연속임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이정후의 부활에 힘입어 애리조나를 5-3으로 제압, 고조됐던 연패의 흐름을 끊었다. 타선 전체가 응집했던 이날, 벤치와 팬심마저 한데 모여 환호를 보냈다.
샌프란시스코는 하루 휴식을 가진 뒤 다시 홈에서 상승세를 이어간다. 침체를 걷어낸 이정후가 다시금 자신만의 타격 리듬을 이어갈지, 여운 깊은 밤의 응원은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