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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탄핵 공방 재점화”…국민의힘 당대표 TV토론, 분열상 표면화
정치

“계엄·탄핵 공방 재점화”…국민의힘 당대표 TV토론, 분열상 표면화

윤찬우 기자
입력

계엄령과 탄핵을 둘러싼 내부 갈등이 재점화되며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 간의 대립이 날 선 양상으로 표출됐다. 선거인단 투표를 하루 앞둔 19일 열린 마지막 TV 토론에서는 김문수, 장동혁 후보가 반탄파를, 안철수, 조경태 후보가 찬탄파를 대표하며, ‘과거’ 논쟁이 집중적으로 이어졌다.

 

이날 토론에서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2022년 탄핵 이슈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김문수 후보는 “비상계엄은 잘못됐고,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될 만큼의 불법성이 있다”고 평가했으나, “헌재 판결이 모든 면에서 완전하다고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다”라고 언급하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조경태 후보는 이에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이지 ‘윤주주의’ 국가가 아니지 않는가”라고 반박했다. 김 후보는 조 후보를 향해 “민주당 조경태 의원이 말하는 것 같다”며 탈당을 촉구했고, 조 후보 역시 물러서지 않았다.

장동혁 후보와 조경태 후보 또한 탄핵의 정당성을 두고 맞섰다. 장 후보는 “조기 하야라는 대안이 있었음에도 왜 탄핵을 선택했는지 모르겠다”고 문제를 제기했으며, 조 후보는 “조기 퇴진 의사가 없었기 때문에 탄핵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고 응수했다. 장 후보가 “왜곡하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이자, 조 후보는 “주도권 토론 중”이라며 제지했다.

 

당론 이탈 여부와 탈당 문제에 대한 공방도 격화됐다. 장 후보는 “당론에 따를 의사가 없다면 우리 당에서 떠나 소신껏 의정활동을 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이에 안철수 후보는 “당론을 어긴 적이 거의 없으며, 제 소신과 국회법에 따라 행동했다”고 해명했다.

 

한동훈 전 대표와 보수단체 인사 전한길 씨도 토론 중 언급됐다. 안철수 후보는 김문수 후보에게 “당 밖 세력은 환영하면서 한동훈 전 대표에 대해서만 제재를 논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질의했다. 김 후보는 “탄핵에 앞장선 정치적 결정이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토론회 후 각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탈당 신경전을 이어갔다. 장동혁 후보는 “당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한 분이 떠나야 한다”고 했고, 조경태 후보는 “헌법수호 의지가 없는 장 후보가 탈당해주길 바란다”고 맞섰다.  

 

OX 게임 등 기타 코너에서도 명확한 입장 차이가 드러났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협치에 대한 질문에 김문수, 장동혁 후보는 ‘X’, 안철수, 조경태 후보는 ‘O’라고 대답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과 이준석 대표 복당 문제에서는 세 후보가 홍 전 시장을, 안 후보는 이 대표를 지목했다.

 

각 후보의 개별 질문에서 김문수 후보는 윤 전 대통령의 계엄이 대선 패배에 더 큰 책임이 있다고 밝혔고, 안철수 후보는 정청래 대표와의 1박을 선택하며 “정치적 협치를 시도하겠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마지막 토론회는 정책 경쟁보다 과거사 논쟁과 당내 노선 대립이 반복되는 상황을 보여줬다. 선거인단 투표 결과에 따라 신임 지도부가 이 같은 분열을 수습하고 당내 결속을 이끌어낼지 주목된다.

윤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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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김문수#안철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