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 박정훈 영장 기각 후 김장환 목사 교회 방문”…해병특검, 임성근 구명로비 정조준
채상병 사건 수사 외압·은폐 의혹을 둘러싼 검찰과 군 지휘부, 정치권의 대립이 또다시 격화되고 있다. 이명현 순직해병 특별검사팀이 김용현 당시 대통령경호처장(전 국방부 장관)의 교회 방문 정황을 포착하면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로비에 대한 수사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특검팀은 2023년 9월 2일 김용현 전 장관의 휴대전화 통화·위치 내역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경기 수원시 팔달구 수원중앙침례교회 인근 기지국 수발신 기록을 확인했다고 3일 밝혔다. 이날은 군검찰이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이 중앙지역군사법원에서 기각된 바로 다음 날이다.

특검팀이 주목한 수원중앙침례교회는 극동방송 이사장이자 임성근 전 사단장 ‘개신교계 구명로비’ 핵심 인물 의혹을 받는 김장환 목사가 45년간 담임목회를 한 후 원로목사로 있는 교회다. 특검은 가톨릭 신자로 알려진 김 전 장관이 해당 교회에 간 동기를 규명하는 한편, 임 전 사단장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김 목사를 만났을 개연성을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정치권에선 김 전 장관과 김 목사 만남이 사실일 경우, 대통령실의 인지 및 지시 여부까지 수사 범위가 확장될 수 있음을 주목한다. 실제로 김장환 목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교계 멘토’로도 알려져 있다. 올해 초 언론 인터뷰에서 “윤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직을 내려놓은 후 조언을 주고받았으며 종종 함께 기도한다”고 밝힌 점이 그 배경이다. 임성근 전 사단장은 당시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로 고발돼 경찰에 입건된 상태였다.
한편 이 사건 관련자조차 특검에 비협조적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구속 중인 김 전 장관은 최근 구치소 조사에서 진술을 거부했고, 김장환 목사도 아직까지 소환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특검팀은 압수수색 등으로 확보한 단서와 관계자 진술을 바탕으로 사건의 실체적 진실에 접근하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이명현 특별검사팀은 7월, 임 전 사단장 구명로비 의혹과 관련해 김장환 목사의 자택과 극동방송 본사 등을 압수수색하며 개신교계의 개입 정황을 포착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보수 정계와 종교계 연결고리가 다시 주목받는 양상이다.
수사 결과에 따라 당일 김용현 전 장관의 교회 방문 및 김장환 목사와의 접촉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윗선 개입 의혹 정국이 증폭될 가능성이 예상된다. 정치권과 특검은 주요 관계자 진술 확보가 수사 성패의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하며, 향후 당사자 소환 조사가 본격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