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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다영의 목소리, 사라진 친구의 흔적을 타고”…‘WHERE IS MY FRIEND?’로 5년 침묵→음악 세계 일깨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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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다영의 목소리, 사라진 친구의 흔적을 타고”…‘WHERE IS MY FRIEND?’로 5년 침묵→음악 세계 일깨우다

조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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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분하게 내려앉은 오후와 미묘하게 떨리는 공기의 틈 사이, 안다영의 목소리가 긴 시간 눌러왔던 내면의 파동을 다시 일으켰다. 오랜만에 듣는 안다영의 음악은 지난 5년의 침묵을 잊게 만들 만큼, 익숙하면서도 신선한 설렘과 날카로운 감정의 진동이 스며드는 특별함을 전했다. ‘WHERE IS MY FRIEND?’라는 이름으로 완성된 정규 2집에는 한 사람을 온전히 품으려 했던 우정과, 사라진 존재를 향한 내밀한 질문이 조심스럽게 담겨 있다.

 

이번 앨범은 싱어송라이터 안다영이 직접 모든 곡의 작사, 작곡, 편곡은 물론 프로듀싱까지 주도하며 5년 만에 내놓은 역작이다. 전작 ‘ANTIHERO’ 이후 오랜 공백을 깨고 발표한 이번 앨범에는 선공개곡 ‘해피 아스팔트’와 타이틀곡 ‘came from the mattress’를 포함해 총 11곡이 수록돼 있다. 각 트랙마다 1980년대 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활기, 감각적인 팝 멜로디, 그리고 곳곳에서 살아나는 몽환적 사운드와 독특한 질감이 조화를 이루며, 안다영만의 음악적 세계를 한층 더 깊게 그려낸다.

“5년 만의 귀환”…안다영, ‘WHERE IS MY FRIEND?’로 음악적 경계→새로운 탄생
“5년 만의 귀환”…안다영, ‘WHERE IS MY FRIEND?’로 음악적 경계→새로운 탄생

특히 앨범 전체는 아일랜드 문학 거장 제임스 조이스의 소설 ‘피네간의 경야’에서 착안한 순환 구조로 구성됐다. 끝에서 다시 처음으로 이어지는 이 구조는 사라진 친구에 대한 끊임없는 탐색과, 남겨진 자의 길고도 반복된 감정 여정을 오롯이 담아낸다. 록의 자유분방함과 세련된 팝 감각, 그리고 예상을 벗어나는 새로운 곡 구성법이 다채롭게 어우러지며, 듣는 이로 하여금 끝없이 질문을 던지게 만든다.

 

타이틀곡 ‘came from the mattress’에서는 반복되는 물음과 몽환적인 음향, 그리고 안다영 특유의 절제된 호흡이 눈에 띈다. 특유의 담담하면서도 선명하게 그려지는 음색은 익숙한 듯하지만 여전히 낯선 감상의 틈을 남긴다. 각 노래마다 엇갈린 우정의 실루엣과 새로운 관계, 상실의 흔적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며, 평범한 우정에 머물지 않고 사라진 자, 남겨진 자 모두의 시선이 따라붙는다.

 

‘WHERE IS MY FRIEND?’는 단순히 과거를 추억하지 않는다. 반복되는 이별 속에서도 시작을 예감하는 안다영의 시선이, 앨범 전체를 부드럽고도 뚜렷하게 관통한다. 직접 악기를 연주하는 손끝, 가사를 누비는 문장, 프로듀서를 겸한 예술가로서의 안다영이 있는 그대로 자신의 모든 시선을 음악으로 옮겨놓았다.

 

마지막 트랙이 끝나갈 즈음, 다시 시작을 기다리는 여운과 불완전한 해답만이 남는다. 오늘(11일) 오후 6시 각종 음원 사이트를 통해 공개된 이번 정규 2집은, 긴 기다림 끝에 찾아온 새로운 탄생의 순간이자, 안다영이 음악이라는 언어로 남긴 삶의 흔적이다.

조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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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다영#whereismyfriend#정규2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