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안타 맹타”…김성욱, SSG 데뷔전서 극적 플레이→이적 후 첫 승리 주역
심장의 고동이 뜨겁게 뛰던 저녁, 김성욱은 낯선 SSG 유니폼을 입고 타석에 들어섰다. 걸음보다 마음이 앞선 첫 순간조차, 이적생의 긴장을 이겨낸 방망이 끝은 오직 기록만을 추구했다. 잠실의 밤을 가르며 펼쳐진 김성욱의 활약은 지켜보는 이들의 기대를 넘어서며 한 편의 새 서사로 남았다.
1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SSG 랜더스와 LG 트윈스의 경기에서, SSG는 6-2의 점수로 LG를 누르고 값진 승리를 챙겼다. 이날 원정길에 오른 SSG는 최근 NC 다이노스에서 합류한 김성욱을 2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기용하며 새로운 변화를 시도했다. 김성욱은 5타수 3안타 2타점, 도루 1개의 맹타로 데뷔전을 빛냈다.

경기 초반 SSG는 한 점 한 점 신중하게 득점을 이어가며 흐름을 주도했고, 김성욱은 수비와 공격에서 모두 존재감을 발휘했다. 첫 타석의 삼진은 잠시 흔들림이 있었지만, 곧바로 다음 타석부터 안타를 연결하며 팀의 득점에 소중한 힘을 더했다. 무엇보다 지난 시즌 LG를 상대로 기록했던 3안타 경기를 떠올리게 하듯, 이날도 LG 투수진을 상대로 거침없는 방망이를 선보였다.
주목할 지점은 김성욱의 3안타 경기가 약 1년 만에 찾아온 기록이라는 점이다. 지난해 5월 25일 LG전 이후, 김성욱은 다시 같은 상대마저 단숨에 공략하며 스스로에게도 특별한 의미를 더했다. 그는 경기 후 “LG와의 경기에선 늘 좋은 기억이 많아 자신감이 생겼다. 이적 후 첫 타석도 LG라서 더 뜻깊다”고 소감을 전했다. 새 소속팀의 분위기에 빠르게 녹아든 김성욱은 “편안함에서 벗어나 낯선 환경에 도전하며 긍정적인 자극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숭용 감독은 "김성욱이 첫 선발 출전에서 적극적인 움직임과 과감한 타격을 보여줬다. 타선 전체에 활력이 돌았다"고 평가했다. 동료들 사이에서도 김성욱의 에너지 넘치는 모습은 새로운 동기 부여로 작용했다. 팬들도 SNS를 통해 “김성욱의 패기 어린 플레이에 기대가 크다”, “SSG 유니폼이 잘 어울린다” 등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날 승리로 SSG는 시즌 중위권 경쟁에서 주도권을 한층 다져가며, 김성욱이라는 새 얼이 팀에 어떤 시너지를 불어넣을지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김성욱은 친정 NC 다이노스와의 맞대결을 앞두고 “아직 특별한 감정은 없지만, 막상 시합이 다가오면 또 다른 느낌일 것 같다. 문학구장의 분위기도 새롭게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긴 푸른 잔디 위, 떠오르는 별들의 계절 속에서 김성욱은 자신만의 시간을 온전히 시작했다. 선수와 팬, 흐르는 시간 모두에게 조용한 격려를 건넸던 이 밤은, 오래도록 마음에 남을 것이다. SSG 랜더스의 다음 경기는 더욱 뜨거운 관심 속에서 이어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