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미수까지 노렸다”…인천 송도 총격사건 유족, 왜곡 중단 호소

인천 송도국제도시 아파트에서 60대 남성이 30대 아들을 사제총기로 살해한 사건과 관련해, 유족이 직접 나서 “A씨(아버지)는 아들뿐 아니라 가족 모두를 죽이려 했던 무차별 범행을 저질렀다”며 입장을 밝혔다. 경찰은 가정불화를 주요 범행 동기로 보고 있지만, 유족은 “전혀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지난 22일 유족 측은 공식 입장문을 내고 “피의자가 ‘이혼에 의한 가정불화’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언론 보도와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유족에 따르면, 사건 당시 A씨는 생일파티를 마치고 평소와 다름없이 가족과 케이크를 먹다 “편의점에 다녀온다”는 말과 함께 총기가 든 가방을 가져와 곧바로 아들인 B씨(33)에게 2발을 발사했고, 현장에 있던 B씨의 지인에게도 총을 겨누고 방아쇠를 당겼으나 불발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A씨는 며느리가 아이들을 보호하려 하자 방문을 강제로 열려 하고, 소리를 지르며 위협했다”며 “총기가 이상 없이 작동했다면 현장에 있던 모두가 희생될 뻔한 상황이었다”고 했다. 가족 측은 “단순한 가정불화나 이혼 관련 감정이 아니라, 사전적이고 무차별적인 살인이었다”고 주장했다.

유족은 특히 “A씨는 이미 25년 전 B씨의 어머니와 이혼했으나, 바로 동거와 사실혼 관계를 이어왔고, B씨에게 이혼 사실을 알린 것은 혼인 이후 8년 전이었다”며 “A씨가 이혼 사실을 알게 된 후 자녀에게 별다른 심적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사건 당일까지도 B씨는 아버지에게 이혼 사실을 알고 있다는 표시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20일 밤 9시 31분쯤 인천 송도국제도시 한 아파트 33층에서 발생했다. 총 3발이 격발됐으며, 이 중 2발이 B씨의 가슴에, 1발은 출입문에 맞았다. B씨는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아파트에는 당시 며느리와 손자 2명, 지인 등도 함께 있었다.  

아울러 A씨는 본인의 서울 도봉구 쌍문동 자택에 인화성 물질 15개와 점화장치를 설치해 폭발을 시도했으며, 경찰 조사 결과 타이머를 설정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직업은 무직 상태이며, 과거 총기 관련 업무 이력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경찰은 “A씨의 범행 동기는 가정불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며 “정확한 경위와 심리를 계속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알려고 하지 마세요”라는 진술만 했다.

유족은 “무고한 가족들도 목숨이 위협받았던 만큼, 피해자의 억울한 죽음이 추측과 오해로 왜곡되지 않기를 바란다”며 “남겨진 가족들이 2차 피해를 받지 않게 향후 신중한 보도를 요청한다”고 당부했다.  

경찰과 관계 당국은 범행 동기와 사건 전말 등에 대해 추가 수사를 이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