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맞는 치매 치료”…에자이, 레켐비 피하주사 美승인→자가치료 전환 신호
알츠하이머병 치료제의 투여 방식이 혁신적으로 바뀌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 에자이가 2024년 6월 30일(현지 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치매 치료제 ‘레켐비’의 피하주사(SC) 버전인 ‘레켐비 아이클릭’의 추가 승인을 획득했다. 초기 알츠하이머 환자는 앞으로 병원이 아닌 집에서도 주 1회 자가피하주사로 유지치료를 이어갈 수 있게 된 것이다. 업계는 이번 결정이 치매 치료의 접근성, 효율성 경쟁 구도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에자이와 바이오젠이 공동 개발한 레켐비 아이클릭은 경도인지장애(MCI), 초기 단계 알츠하이머 환자를 대상으로 재택 유지요법을 가능케 한 최초의 항아밀로이드 주사제다. 정맥주사(IV)가 아닌 피하 자동 주사기(SC-AI)에서 15초 만에 투여할 수 있도록 설계됐고, 2주마다 1시간 정맥주사 치료를 18개월간 진행한 후부터는 주 1회씩 360㎎/1.8㎖ 용량을 피하주사로 맞을 수 있도록 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구현 원리는 뇌 내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을 표적화한 항체(레카네맙) 치료제로, 정맥·피하 투여 간 약물의 혈중 유지 농도·임상 효능 차이가 없는 것이 대규모 3상 임상에서 입증됐다. 임상 결과, 기존 정맥주사 유지군 대비 피하주사 전환군 환자에서도 인지기능 저하 억제 효과 등 임상적 이점이 동등하게 나타났다.
시장성과에서도 환자 편의와 의료 시스템에 큰 변화가 예고된다. 환자들은 병원 방문 없이도 꾸준히 약물 투여를 이어갈 수 있어 치료 중단률이 낮아지고, 의료 자원 집약도를 줄일 수 있다. 에자이 측은 “치료 시간 단축, 주입센터 방문 부담 해소 등 환자와 가족 모두의 삶의 질이 개선된다”고 설명했다.
경쟁 측면에서는 미국 FDA 승인이 일본, 유럽 시장에도 확대 적용될지 주목된다. 기존 항체 치료제는 모두 정맥주사 형태였으나, 피하주사 버전 출시로 글로벌 치매 치료제 시장 점유율 변화가 예상된다. 유럽의 식품의약청(EMA)과 일본 후생노동성에서도 관련 승인·심사가 이뤄지는 중이다.
주요 관건으로는 처방 현실, 장기 안전성, 가격 및 보험 등재 심사, 그리고 재택 투여에 따른 환자 및 보호자 교육 체계 마련이 꼽힌다. FDA는 2주간 정맥주사 후 18개월 경과한 환자에 한해 피하주사 자가 투여를 허용했고, 의료진 모니터링·AI형 주사기 등 보조 기술 도입도 뒷받침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자가주사 기반 치매 치료가 본격화되면, 글로벌 시장은 접근성·유지치료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 내다본다. 산업계는 이번 승인과 도입이 실제 의료현장에 신속히 안착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